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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퍼니 백브리핑] SK하이닉스 ADR 발행하면 주가 무조건 오른다?

김수헌 fntom@naver.com 2025-12-19 09: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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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퍼니 백브리핑] SK하이닉스 ADR 발행하면 주가 무조건 오른다?
▲ SK하이닉스의 미국 증시 상장은 해외 투자 접근성은 높일 수 있지만, 주가 급등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 SK하이닉스 >
[비즈니스포스트] 최근 SK하이닉스가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회사는 다음날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자기주식(자사주)을 활용한 미국 증시 상장 등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밸류업 방안 중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은 확인해 준 셈이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되어 있는 SK하이닉스가 어떻게 미국 증시에 상장한다는 것일까” 라는 의문을 갖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SK하이닉스가 시장에 직접 상장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주식예탁증서(DR)라는 방식을 활용한다. 

DR이 무엇인지, 미국시장에 DR방식으로 상장되면 SK하이닉스 기업가치(주가)가 올라갈 수 있는지, 자사주를 활용한 DR발행을 진행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논란은 없는지 등을 간단하게 살펴보자. 

미국사람 존이 한국의 SK하이닉스 주식을 매수하고 싶어 한다고 해보자. 

존은 미국 증권사를 통해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고 한국 주식시장 개장시간에 맞춰 주식을 매수해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거래수수료와 환전 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이다. 주가변동에 따라 신속하게 매수매도 대응을 하는 것도 어려울 것이다.  

이 같은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고안된 것이 DR(deposit receipts) 즉 주식예탁증서라는 것이다.
 
예컨대 SK하이닉스가 신주를 발행하고 이 주식을 DR발행용 원주(기초자산)로 지정해 한국예탁원에 맡긴다. 

예탁원주를 담보로 미국 증권시장에서 DR이 발행되고 상장되면 존과 같은 투자자는 이 DR을 매수하고 매도할 수 있다. 

미국시장에서 발행되는 DR은 통상 ADR이라고 한다. 한국 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 주식이 거래되듯 미국 증권시장 안에서 ADR이 원주 역할을 하며 거래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SK하이닉스로는 ADR 발행대금이 유입된다. 이 회사 주식은 이제 한미 양국 증시에서 거래되는 셈이 된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아직 ADR발행이 확정되지 않아 구체적인 계획이나 일정 등이 알려진 것은 없다. 

다만 현재 보유중인 자사주 2.4%를 기초로 ADR발행이 추진될 것으로 시장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자사주를 기반으로 ADR을 발행하면 회사로 유입되는 돈은 없다고 말한다. 이는 잘못된 이야기다. 

시장에 유통 중인 기존 주식을 원주로 하여 ADR을 발행하면, 미국에 상장되는 효과만 있을 뿐 당연히 회사로 들어오는 돈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회사가 보유중인 자사주를 기초로 ADR을 발행하는 것은, 신주를 찍어 ADR을 발행하는 것과 본질적으로 같다. 

유통주식이 증가하고 회사로 ADR 발행대금이 유입된다. SK하이닉스로서는 회사 필요자금을 조달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시장에서는 ADR을 발행하면 SK하이닉스 주가가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이 있다. 

미국에 상장된 반도체회사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의 기업가치 격차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SK하이닉스의 현재 PER은 약 11배, 마이크론은 34배에 이른다. 순자산 대비 시가총액의 비율을 나타내는 PBR은 SK하이닉스는 2.1배 마이크론 3.2배다. 어떤 지표를 보건 SK하이닉스는 마이크론 대비 저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ADR발행으로 SK하이닉스가 미국증시에서 거래되면 마이크론과 비슷한 대우를 받을 수 있으므로 주가가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게 시장 일각의 전망이다. 

미국의 대형 반도체관련 ETF들이 SK하이닉스 DR을 편입할 가능성이 크므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이 발생할 것으로들 보는 분위기다. 

그런데 사실 과거 ADR 방식으로 상장한 우리나라 기업들의 미국 증시 주가와 한국 시장에서의 주가를 비교해보면 별 차이가 없다. 

미국 증시에서 DR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한국 시장 주가를 끌어올리는 바람에 차이가 없는 것이 아니다. 한국 주가대로 DR가격이 형성돼 거래되는 것일 뿐이다. 

물론 AI라는 거대한 테마가 존재하는 현재의 시장 분위기, 기존 기업들과 달리 AI용 HBM반도체에서 세계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SK하이닉스를 과거 기업들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객관적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ADR 발행만으로 마이크론과의 갭을 메울 정도의 주가 상승이 일어날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시장에서는 과거 TSMC가 ADR 발행 이후 주가가 견조하게 상승한 사례를 거론한다. 

하지만 TSMC의 주가는 주주친화적 정책과 거버넌스 개선 그리고 양호한 실적 등이 결합된 결과물로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ADR 발행 자체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긴 하지만 그것만으로 기업가치가 점프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자사주 기반의 ADR발행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의 기대감은 반감되고 있다. 

과거 삼성전자의 자사주 DR 발행설이 돌았을 때 주가는 오히려 떨어졌다. 소각기대를 했던 자사주가 유통물량이 된다는 데 대한 실망감이 컸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자사주도 마찬가지다. 

2.4%는 ADR로 발행되더라도 약 10조원 수준에 불과하고, 그보다는 소각되어야 할 자사주가 유통주식이 된다는 데 대한 우려가 더 크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가 자사주 의무 소각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에서 ADR 발행을 추진하는 게 아니냐는 시선까지 보내고 있다. 

현재 여당을 중심으로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3차 상법 개정안이 발의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의혹을 해소하고 실질적인 주가 상승효과를 보려면 보유중인 자사주 외에 추가로 자사주를 대량매입한 뒤 ADR 발행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들도 있다.
 
SK하이닉스는 ADR 발행효과를 다각도로 분석한 뒤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김수헌 MTN 기업&경영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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