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지웅 LG화학 부사장이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에서 신약개발을 지휘하면며 ‘레드바이오(생명과학)’ 사업확대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 관계자는 7일 “LG생명과학 사상 LG그룹 밖에서 인사를 영입한 것은 손 부사장이 처음”이라며 “한미약품에서 이룬 신약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생명과학본부 부사장에 선임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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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본부에서 신약 성과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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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 부사장. |
손 부사장은 3월 초 열리는 이사회를 거쳐 LG화학 부사장에 공식 취임하지만 6일부터 사실상 LG화학의 부사장으로서 생명과학본부를 이끌고 있다.
LG화학이 손 부사장을 앞세워 신약개발에 박차를 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손 부사장은 국내에서 몇 안 되는 의사 출신 신약개발 전문가로 손꼽힌다.
손 부사장은 서울대학교 의학대학교를 졸업한 뒤 한림대학교 의학대학교에서 내과교수로 재직하다가 2002년 영국계 제약회사인 한국아스트라제네카로 자리를 옮기면서 제약업계에 발을 들였다. 2011년부터 한미약품에서 연구개발본부장을 맡다가 2015년 한미약품 부사장까지 올랐다.
손 부사장은 신약개발 및 기술이전 등 성과를 내기 위한 방안으로 ‘오픈 이노베이션’을 내세웠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개방형 혁신을 말하는데 연구개발 분야에서 기업 내부뿐 아니라 제약업계와 학계, 연구기관 등 외부와 협력해 혁신적인 성과를 이뤄내자는 경영방침이다.
한미약품은 2015년 11월 글로벌 제약회사 사노피와 당뇨병치료제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는데 이는 국내 제약업계 중 처음으로 5조 원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이밖에 한미약품은 일라이릴리 등 글로벌 제약회사들과 기술계약을 잇달아 맺으면서 2015년에만 모두 8조 원 규모의 기술수출을 이뤄냈다. 덕분에 한미약품은 2015년에 1조3천억 원 정도 매출을 낼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성과는 2016년 크게 타격을 입었다. 베링거인겔하임과 맺었던 항암제 ‘올무티닙’ 기술수출 계약이 해지되고 사노피와 맺었던 5조 원 규모 계약이 1조2500억여 원 정도 축소됐기 때문이다.
특히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하기로 했던 약물에서는 지난해 9월 임상실험 중 사망사고가 발생했을 뿐 아니라 중증피부 이상반응 등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한미약품은 신약개발 신뢰도에 금이 갔다.
업계 관계자는 “식약처가 올무티닙의 유익성을 부작용 위험성보다 큰 것으로 판단해 판매정지처분을 내리지 않았다”며 “이에 따라 손 부사장이 LG화학의 신약개발본부장으로 영입되는 데 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앞으로 손 부사장을 앞세워 신약을 개발하는 데만 연간 1천억 원 이상 비용을 투입하기로 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순수하게 신약을 개발하는 데만 연간 1천억 원 이상 쓰는 것”이라며 “LG화학의 신약개발비용 규모는 국내 제약업계 중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이 투입하는 연구개발비용은 기존보다 약 200억 원 이상 늘어나는 것이다. LG생명과학은 이전까지 매출의 20% 정도를 신약 개발에 투입했는데 이는 연간 800억 원 규모였다.
LG화학은 생명과학본부에서 현재 10여 가지의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이 가운데는 지난해 LG생명과학의 매출에서 효자노릇을 했던 당뇨병치료제 ‘제미글로’ 등의 효능을 끌어올리는 연구도 포함돼 있다.
제미글로는 LG생명과학이 업계 최초로 내놓은 국산 당뇨병치료제다. 국산신약 가운데 매출 5백억 원을 낸 것은 제미글로가 처음이다.
그러나 LG화학이 당장 올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보일 수 있는 신약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LG화학 관계자는 “개발하고 있는 신약 중 올해 성과를 낼 수 있는 제품은 없다”며 “적어도 내년이나 내후년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올해 1월1일부터 LG생명과학을 흡수합병해 생명과학사업본부로 운영하고 있다. LG화학은 제약과 의약품 등 '레드바이오‘사업을 비료 및 작물재배 등 ’그린바이오‘, 물과 에너지 등 ’화이트바이오‘와 함께 키워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