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중국에서 생산하는 전기차배터리를 유럽 고객사에 공급하며 중국정부의 견제에 따른 공급감소 타격을 만회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중대형배터리의 고객사와 매출처가 다변화되고 소형배터리도 갤럭시S8 공급을 시작으로 실적개선을 이뤄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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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남성 삼성SDI 사장. |
김익현 삼성SDI 경영지원팀 상무는 24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중국 전기차배터리 공급상황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며 대응하고 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며 “매출과 수주실적을 보수적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중국 전기차시장의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시안에 대규모 배터리공장을 설립하고 공급확대를 추진했지만 중국정부의 견제에 부딪혀 중대형배터리 실적에 악영향을 받고 있다.
올해도 중국정부가 한국 배터리업체들에 불이익을 주는 보조금 지급중단 등 조치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이른 시일 안에 실적개선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삼성SDI의 전기차배터리 주요 고객사인 폴크스바겐과 BMW 등 유럽 완성차업체에 공급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 타격을 큰 폭으로 만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 상무는 “유럽에서 완성차고객사 다변화 노력을 지속추진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올해 3월부터 중국에서 생산하는 전기차배터리를 유럽향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SDI는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580억 원을 냈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소형전지에 타격을 받았지만 적자폭이 전분기보다 절반 가깝게 줄어들며 실적을 방어했다.
유럽에서 자동차배터리 신규고객사를 확보한 데 이어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중대형배터리의 판매도 확대되며 실적이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김 상무는 “올해 1분기부터 유럽 고객사의 신규모델에 자동차배터리 공급이 시작되며 매출이 성장할 것”이라며 “올해 자동차배터리시장은 24%의 높은 성장세가 예상돼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중국사업에서 발생한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유럽에서 마케팅과 영업을 집중하며 공급확대를 지속추진할 계획을 밝혔다. 이미 지난해 4분기도 일정 정도 성과를 낸 만큼 본격적인 수익개선세에 접어들 공산이 있다.
중국정부의 보조금 축소 영향으로 중국 완성차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기 쉽지 않지만 삼성SDI는 소형물류차 등 보조금이 필요없는 분야를 중심으로 중대형배터리 공급확대를 추진할 계획도 밝혔다.
김홍경 삼성SDI 경영지원팀 전무는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은 이미 크게 축소되고 있으며 이르면 2020년부터 없어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현지업체와 격차를 줄이며 사업정상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타격을 입은 소형전지사업도 이르면 올해 2분기부터 정상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발화사고 원인과 재발방지대책을 발표하며 배터리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삼성SDI 등 공급사와 공유해 품질경쟁력을 높일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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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SDI가 자동차업체에 공급하는 전기차배터리. |
삼성SDI는 소형전지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신제품 갤럭시S8에 배터리를 공급할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밝혔다. 이 경우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른 타격이 일시적인 악재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를 배터리 품질강화의 계기로 삼아 외부 고객사를 더 적극적으로 유치할 수도 있다. 삼성SDI는 올해 1분기부터 소형배터리 수주가 이미 완전한 회복세에 올랐다고 밝혔다.
전자재료부문도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신규공장이 올해 가동을 시작하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공급이 늘어나며 삼성SDI의 실적개선에 큰폭으로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SDI는 지난해 전체 영업손실 9263억 원을 냈지만 대부분이 사업구조전환에 따른 일회성 비용 때문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4분기 적자감소폭을 고려해볼 때 올해 흑자전환을 이뤄낼 수도 있다.
이상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올해 소형전지에서 흑자전환하며 중대형전지의 손실폭도 크게 줄일 것”이라며 “전자재료부문의 안정적인 성장세도 기여해 2년 만에 연간 흑자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