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진 하나카드 사장이 통합인사제도를 도입하면서 옛 하나SK카드와 옛 외환카드가 '화학적 결합'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성과연봉제의 도입이 다음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옛 하나SK카드와 옛 외환카드로 나누어져 있던 인사제도를 통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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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이학충 하나외환카드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과 정수진 하나카드 대표이사, 정종우 하나외환카드노동조합 위원장이 19일 통합인사제도 기념 행사에 참석했다. |
하나카드는 인사제도 통합을 통해 직급과 임금체계, 복리후생, 휴가·휴직제도에 합의점에 도달했다.
정 사장은 “지금까지 인사제도 통합이 이뤄지기까지 회사 미래와 동료를 위해 어려운 결단을 내려준 모든 직원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통합 인사제도를 도입해 시행한 후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지속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하나카드는 2014년 12월 옛 하나SK카드와 옛 외환카드를 통합 출범한 이래로 2015년 7월 전산통합을 마무리해 물리적 결합을 이뤘다. 그 뒤 화학적 결합을 목표로 각기 달랐던 인사제도를 일원화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2016년 6월14일 노조통합을 세운 데 이어 같은해 8월 인사제도통합태스크포스팀(TF)를 꾸렸고 최근 인사통합에까지 이르렀다.
다만 주요 쟁점이 되고 있는 성과연봉제를 포함한 평가 및 보상체계는 아직 협의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카드 안에서 옛 하나SK카드 출신 직원은 성과연봉제를 적용받고 있는 반면 옛 외환카드 출신은 현재 호봉제를 적용받고 있다. 옛 하나SK카드는 2009년부터 성과평가를 통해 직원들에게 개별 성과급을 차등지급하고 연봉인상률도 차등 적용하고 있다.
하나카드 노조는 2016년 12월 회사 측이 옛 외환카드 직원들에 성과연봉제를 강행하겠다는 공문을 보내왔다며 천막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하나카드 노조는 당시 “정부가 연내에 성과연봉제 도입을 마무리하라고 압박하고 있어 사측은 성과연봉제 차등비율이나 성과평가기준 등 구체적인 안도 없이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겠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했다”고 반발했다.
정 사장은 성과연봉제와 호봉제 사이의 절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절충안에 따르면 성과연봉제를 택하면서도 총연봉에서 차지하는 성과급 비중의 조절이 가능해 평가체계의 성격이 달라질 수 있다. 같은 직급에서 연봉의 최고와 최저의 차등폭을 줄인다면 호봉제에 가까운 연봉제를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국내 8개 카드사의 성과연봉제 체계는 회사마다 다르다.
KB국민카드가 현재 실시하고 있는 성과연봉제는 전체급여에서 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율이 5% 수준이다. KB국민카드는 성과연봉제를 포함한 급여체계 전반을 개선하기 위해 노사협의체를 구성해 의견을 모으고 있다.
현대카드는 2003년부터 성과연봉제를 시행 중이며 성과연봉의 비중이 전체연봉의 35%에 이른다. 롯데카드는 현재 10% 수준의 연봉차등을 두고 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말 노사 간 합의를 이루고 올해 1월부터는 통합안을 적용하려 했으나 구체적인 논의 사항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며 “올해 1분기 안에는 평가 및 보상체계를 놓고 최종적인 결과물을 낼 것”이라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