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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내 집은 정말 '내 집'이 될 수 있을까, 내 마음대로 만드는 삼성물산 '넥스트홈'

김환 기자 claro@businesspost.co.kr 2025-09-29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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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내 집은 정말 '내 집'이 될 수 있을까, 내 마음대로 만드는 삼성물산 '넥스트홈'
▲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동백지구에 마련된 삼성물산의 넥스트홈 테스트베드.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내 집 마련에는 거금이 드니 사람들은 별의별 요소를 따지고 발품을 판다. 산 뒤에 사실은 ‘은행 집’이라며 자조할 지라도 말이다. 

그런데 인생을 '영끌'해 마련한 혼자 사는 내 집은 옆 신혼부부 집과 똑같다. 어쩌면 4인 가족이, 전국 수백만 명이 같은 집에 살고 있을 지도 모른다. 만 원도 안 되는 샌드위치도 맘대로 고르는데 '하우스푸어'를 감수하고 매달 이자도 꼬박꼬박 내는 ‘내 집’은 왜 다 똑같을까.

삼성물산이 개인 취향이 극대화된 주거 문화를 꿈꾸며 이 같은 통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비즈니스포스트는 지난 26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동백지구에 마련된 ‘래미안 넥스트 홈’ 테스트베드(실증 공간)에서 미래 주거 문화를 엿보고 왔다.
 
[현장] 내 집은 정말 '내 집'이 될 수 있을까, 내 마음대로 만드는 삼성물산 '넥스트홈'
▲ '넥스트 라멘' 구조로 확장한 통합형 거실 구조. '넥스트 월'이나 '넥스트 배스'를 통해 공간을 입맛대로 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삼성물산>
◆ 문 대신 벽을 열고 방을 나가면 안 될까? 자유도 높아
“자 이제 여러분이 패션 디자이너 겸 프로듀서로 활동하는 여성이라고 상상하고 들어오시면 되겠습니다.”

‘래미안 넥스트홈’ 테스트베드는 각 가구에 맞춰 개인화된 주거 구조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됐다. 3층 높이로 2층과 3층에 모델하우스가 마련됐고 모두 ‘국민평형’ 84㎡다.

삼성물산은 다만 3층과 2층에 서로 다르면서 ‘바꿀 수도 있는’ 구조를 선보였다. 3층에는 여성 1인 가구를, 2층에는 아버지와 어머니, 아들(그리고 강아지)로 이뤄진 3인 가구를 상정했다.

‘래미안 넥스트홈’의 핵심은 가구 취향에 맞춰 구조를 바꾸기 쉽게 만드는 것이다. 인구구조와 함께 가구 구성도 급변해 이 같은 흐름에 발을 맞추고자 구상됐다.

삼성물산은 세대 내부에 기둥을 없앤 '넥스트 라멘' 구조를 적용해 집 구조 개인화의 기초 단계를 마련했다. 

‘라멘 구조’는 주택의 뼈대를 이루는 기둥과 보가 접합돼 있는 것으로 벽으로 상부 하중을 지탱하는 벽식 구조나 보 없이 기둥으로 떠받치는 무량판 구조와는 다르다. 삼성물산은 라멘 구조의 기둥을 세대 외부로 배치한 ‘넥스트 라멘’ 구조로 내부를 말끔히 비웠다.

기존 아파트와 달리 벽을 마음대로 배치할 수 있으니 자연스레 방도 내 입맛대로 배치할 수 있는 셈이다.

내부는 자유로이 이동이 가능한 ‘넥스트 배스(Bath)’와 ‘넥스트 월(Wall)’, ‘넥스트 퍼니처(Furniture)’이 채운다. 모두 모듈형의 작은 단위로 만들어져 내 취향에 따라 배치하는 것이 가능하다. 

통상 아파트가 지어진 뒤 욕실 위치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설계상 위치는 고정돼 있고 혹여나 개인주택에서도 욕실을 현관 앞에서 안방 옆으로 옮기려 한다면 엄청난 공사를 감수해야 한다.

‘넥스트 배스’는 그러나 모듈식으로 만들어져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준공 뒤에 옮기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이또한 전문적 공사를 필요로 하지만 욕실 위치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넥스트 월’이나 ‘넥스트 퍼니처’는 이보다 훨씬 자유로운 배치가 가능했다. 

‘넥스트 월’은 모듈형 조립식 형태로 바닥과 천장에 고정돼 있지 않아 자유로이 탈부착이 가능하다. 삼성물산은 어느 정도 손재주를 지닌 남성이라면 혼자서도 벽 위치를 바꿀 수 있으며 이른바 '똥손'들을 위한 전문 기술자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장] 내 집은 정말 '내 집'이 될 수 있을까, 내 마음대로 만드는 삼성물산 '넥스트홈'
▲ 넥스트 퍼니처를 밀어 방과 방을 연결한 모습. 리모콘 스위치 하나만 누르면 사진과 같이 상단부가 살짝 내려와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이동할 수 있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넥스트 퍼니처’는 말그대로 ‘가구’인 만큼 이동이 가장 손쉽다. 가구 자체가 하나의 벽이 되는 형태로 입주민 생활방식에 따라 자유로이 공간을 분리하고 통합할 수 있다.

이번 현장 공개 행사에서 관심이 가장 몰린 것도 이 ‘넥스트 퍼니처’였다.

2층 아이 침대가 있는 방에서 리모콘 스위치 하나를 누르자 ‘넥스트 퍼니처’의 상단부가 1초만에 살짝 내려와 움직일 수 있게 됐다. 이윽고 기자 체구의 반도 안 되어 보이는 여성 도슨트가 가볍게 밀어 옆 옷방으로 나갔다.

기자가 직접 밀어보니 왠만한 빌딩 회전문보다 훨씬 가벼워 문 대신 활용해도 될 정도였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론상 모든 벽을 ‘넥스트 퍼니처’로 배치하는 것도 가능하느냐는 기자의 우문에 “가능은 한데...욕실도 있어야 하고 그만큼 수납이 필요하신가요”라는 현답을 내놨다.

삼성물산은 넥스트 퍼니처가 래미안의 핵심기술로 가장 먼저 자리잡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과천주공 10단지 재건축 사업에 처음 제안을 한데 이어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시공권을 확보한 부산 사직2와 광안3, 용산 남영2와 한남4, 서초 신반포4차, 개포우성7차 등에 적용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직접 살아보고 설계한다, 삼성물산이 그리는 래미안의 미래
[현장] 내 집은 정말 '내 집'이 될 수 있을까, 내 마음대로 만드는 삼성물산 '넥스트홈'
▲ 변동규 삼성물산 건설부문 주택기술혁신팀장 상무가 지난 26일 넥스트홈 테스트베드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그는 2020년 넥스트홈 개발에 착수한 뒤 꾸준히 5년 동안 공을 들여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향후 다른 건설사 등 업계로도 넥스트홈의 문화가 퍼져가길 기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테스트베드는 세 달 정도 운영한 뒤 다시 닫습니다. 겨울을 또 겪어봐야 하니 개발자들이 살면서 테스트를 해 볼 겁니다.”

변동규 삼성물산 건설부문 주택기술혁신팀장 상무는 테스트베드 투어 뒤 이어진 질문답변 시간에서 ‘실거주’를 강조했다.

직접 살아보고 사람이 실제로 거주할 때 불편한 점 등을 찾아내는 작업을 이어간다는 것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들은 여름에도 열흘 가량을 이곳에서 거주했다.

삼성물산은 ‘넥스트 홈’이 공사기간 측면에서 효율적인 만큼 주택 공급에서도 분기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재건축·재개발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지만 조합과 시공사 사이 갈등에 입주가 미뤄지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입주 지연은 그만큼 많은 금융부담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이런 현실에서 넥스트 홈은 대부분이 모듈형식으로 만들어져 공사기간 측면에서 단축 효과를 볼 수 있다. 건설업계 흐름인 ‘탈 현장화(OSC, Off-Site Construction)’ 공법을 토대로 만들어진 만큼 만든 것을 배치하기만 하면 되는 장점을 갖고 있다.

삼성물산은 특히 콘크리트와 물 등을 현장에서 배합하고 양생하는 ‘습식’ 방식에서 이미 가공된 자재를 조립식으로 현장에서 끼우거나 체결하는 ‘건식’을 많이 채택해 공사기간 면에서 장점이 크다고 본다.

변 상무는 “일반 아파트는 습식으로 시공돼 콘크리트 같은 걸 타설해 굳은 뒤에만 마루를 까는 등의 작업을 이어갈 수 있다”며 “건식은 뼈대만 되면 밑에서부터 차근차근 올라가면 되고 완공 시점이 단축될 수 있고 오히려 초고층 건축에서 공기가 굉장히 감축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삼성물산은 넥스트홈 적용 단지를 점차 늘려나간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현재 ‘넥스트 배스’는 신반포15차와 잠실진주 재건축 게스트하우스에 ‘넥스트월’은 반포3주구 재건축 경로당 등에 적용이 계획돼 있다. 전체적으로는 올해 수주한 방화6구역 재건축에 도입될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도 재건축 사업 제안서에 포함한다.

삼성물산은 ‘넥스트 홈’을 통해 주거 문화를 이끄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

변 상무는 “한국에서는 아파트를 이야기할 때 강남 어디로 몇억, 몇십억 벌었니 이야기만 할 뿐 실제로 그 내부에 대해서는 별 이야기를 안 한다”며 “내부 공간에서도 새로운 문화가 자리잡아야 미래 주거 문화를 볼 수 있을 것이고 이 같은 것들이 실제로 눈에 보여야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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