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횡령과 배임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자 경영권 분쟁이 재발할지 주목된다. <그래픽 씨저널> |
[비즈니스포스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횡령과 배임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받은 상황에서 형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전 고문을 비롯한 형제들이 경영권 확보를 위한 실질적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조현범 회장의 변호인이 혐의 제보자를 놓고 ‘형제관계에 있는 자’라고 주장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지난해 네 차례에 걸쳐
조현식 전 고문의 주식과 부동산 자산을 가압류했다.
장녀 조희경 이사장이 이끄는 한국타이어나눔재단도 올해까지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제기한 ‘한국타이어’ 명칭 사용 금지 소송울 이어가고 있다.
형제들의 경영권 다툼의 불씨가 여전히 살아있는 셈이다.
조현식 전 고문을 비롯한 형제들이
조현범 회장을 상대로 또 한 번 경영권을 확보하고자 나선다면 어떤 방식을 선택할지 주목된다.
조현식 전 고문은 과거 지분 공개매수와 감사위원 추천 등의 방식으로 경영권 확보를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조현범 회장은 5월29일 열린 1심에서 배임 혐의에 징역 6개월, 나머지 혐의에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2심을 진행 중이다. 재판부의 실형선고에 따라 법정 구속됐다.
◆ 한국앤컴퍼니 최대주주 인척관계 감사 선임, 조현식 또 독립성 문제제기 나설까
한국앤컴퍼니는 올해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와 감사위원을 새로 선임했다. 이를 두고
조현식 전 고문이 다시 한 번 이사회 투명성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올해 3월 선임된 박재완 감사가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비서실과 정무수석비서관, 국정기획수석비서관 등을 역임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조현식 전 고문은 2021년 한국앤컴퍼니 주주총회에서 조혜경 감사위원 후보를 두고 ‘최대주주(
조현범 회장)와 인척관계인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서관을 지낸 인물’이라며 독립성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조현범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딸 이수연씨와 혼인해 1남 1녀를 두고 있다.
당시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는
조현식 전 고문이 추천한 이한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가 과반의 득표를 받아 선임됐다.
조현범 회장이 형제들보다 많은 지분을 들고 있었지만 ‘합산 3%룰’에 따라 의결권 제한을 받으면서 17.6%를 차지하는 ‘지분 5% 미만 보유’ 주주들의 의견을 넘지 못했다.
일명 ‘합산 3%룰’은 상법상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모두 합쳐 3%로 제한하는 것이다. 지분을 5% 이상 들고 있는 대주주에게 적용된다.
당시 한국앤컴퍼니 지분은
조현범 회장 42.9%,
조현식 전 고문 19.32%, 차녀 조희원 씨 10.82%, 조희경 이사장 0.83%를 들고 있었다.
올해 7월22일 개정된 상법에 따라 ‘합산 3%룰’이 ‘사외이사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감사위원 선임에 확대 적용돼
조현식 전 고문이 박제완 감사위원 해임과 새 후보 선임안을 낼 가능성에 근거가 더해진다.
현재준 한국앤컴퍼니 지분은
조현범 회장 42.03%,
조양래 명예회장 4.41%, 효성첨단소재 0.78%를 들고 있다. 나머지 형제들의 지분은
조현식 전 고문 18.93%, 조희원씨 10.61%, 조희경 이사 0.81%다.
오너일가의 가족회사인 신양관광개발은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0.02% 소유하고 있다.
신양관광개발 지분구조는
조현식 전 고문 44.12%,
조현범 회장 32.65%, 조희경 이사 17.35%, 조희원씨 5.88%로 이뤄져있다. 지난해부터
조현식 전 고문이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관계자는 씨저널과의 통화에서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관련해서는 아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통화를 받지 않았다.
◆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분쟁의 불씨, 과거부터 이어져 온 조현범 형제들의 대결구도
조현범 회장의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간의 다툼은 아버지
조양래 명예회장의 지분 승계로부터 이어져왔다.
조양래 명예회장은 2020년 차남
조현범 명예회장에게 블록딜 방식으로 보유 지분 23.59%를 모두 승계했다. 뒤이어 2022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지분 5.67%도
조현범 회장에게 모두 증여했다.
이에 대해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조 명예회장의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했다. 성년후견 심판은 의사결정이 어려운 성인을 대신해 후견인을 선임하는 제도다.
조양래 명예회장이 ‘정신이 온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내린 결정’이라는 주장이다. 이 행정심판은 지난해 7월 최종 기각됐다.
조현범 회장이 2021년 한국앤컴퍼니 회장에 공식 선임된 뒤에도 형제들의 경영권 다툼은 이어졌다.
조현식 전 고문은 2023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투자법인 '벤튜라'를 끌어들여 한국앤컴퍼니 주식 공개매수에 나섰다.
매수 목표는 최소 20.35%였지만 모집된 주식은 838만8317주로 8.8%에 불과해 목표미달이었다.
조현범 회장의 백기사로
조양래 명예회장과 효성그룹이 나서면서 시장의 기대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조양래 명예회장은 공개매수 청약접수 기간 장내매수를 통해 지분을 4.41%까지 늘렸다. 친족관계에 있는 효성첨단소재도
조현범 회장의 편을 들어 지분을 0.75%만큼 확보했다.
조현범 회장과 우호세력의 지분을 더하면 47.19%를 차지했다. 안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