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조지아주 웨인스보로에 위치한 보글 원자로 1~4호기 냉각탑에 2024년 3월 흰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보글 발전소는 조지아파워가 운영한다. <조지아파워>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본격화하면서 전력 인프라 확충에 해외 기업 의존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원자력 발전이 데이터센터 전력원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를 비롯한 한국 기기 제조사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공급망 분석업체 엑시거의 브랜든 대니얼스 최고경영책임자(CEO)는 24일(현지시각) CNBC를 통해 “원자력 발전소에는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는 다양한 특수 부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니얼스 CEO는 두산에너빌리티 사례를 꼽았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원전의 핵심 설비인 증기발생기나 원자로용 압력 용기 등을 공급해 중요성이 크다는 것이다.
CNBC는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조지아주 보글(Vogtle) 원자력 발전소에서 사용하는 압력 용기와 증기발생기를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전력 공급망에 필요한 고전압 변압기도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 기업이 대부분 생산한다고 대니얼스 CEO는 지적했다.
그는 “한국과 독일, 캐나다 공급업체가 미국의 고전압 변압기 수입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0%가 넘는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엔비디아와 오픈AI의 1천억 달러(약 140조 원) 규모 프로젝트를 포함해 데이터센터 설비가 급증하면서 전력 수요도 덩달아 늘고 있다.
이에 화석연료는 물론 원자력과 풍력 등 발전소를 다수 설치해야 하는데 정작 주요 부품은 해외 업체 의존도가 높다는 것이다.
대니얼스 CEO는 미국 내 풍력 터빈도 일본 미쓰비시나 독일 지멘스 등 외국산 비중이 50%에 육박한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각국에 상호관세를 부과해 에너지 설비를 만드는 비용이 높아질 것이라고도 대니얼스 CEO는 전망했다.
대니얼스 CEO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에너지 프로젝트에 관세가 3~6%만 붙어도 비용 증가폭은 수억 달러에 달한다”고 경고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