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화학업체가 동북아시아 나프타분해설비(NCC) 구조조정에 실적을 개선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개선폭은 전방산업 수요에 달려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신홍주 신영증권 연구원은 4일 “동북아 NCC 구조조정에 일본을 시작으로 한국에 중국까지 동참하기 시작했다”며 “국내 화학업체는 NCC 설비 폐쇄로 잉여 생산량이 줄고 가동률이 높아져 원가가 개선돼 실적을 개선할 것이다”고 바라봤다.
최근 글로벌 공급과잉에 따라 석화업계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동북아시아에서는 NCC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고 있다.
가장 빨랐던 일본은 2020년까지 한 지역당 NCC 1곳만 남기고 기업 사이 통폐합을 유도하는 구조조정을 벌였다. 2021년 이후로도 일본 기업의 NCC 폐쇄는 현재 진행형이다.
한국과 중국도 최근 NCC 구조조정안을 발표하며 이 같은 흐름에 동참했다.
신 연구원은 “한국 정부와 주요 석화기업 10곳은 8월20일 NCC 270만~370만 톤 감축과 고부가·친환경 제품 전환 등의 자율협약을 맺었다”며 “같은날 중국의 소규모 시설의 단계적 폐쇄 등을 담은 설비과잉 해소를 위한 전면 개편 착수가 보도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만성적 과잉설비를 줄이기 위한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의 대책이 9월에 나올 가능성이 높고 현재 최종 승인만 남겨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구조조정으로 폐쇄될 국가별 설비 규모는 한국 270만~370만 톤, 일본 240만 톤, 중국 742만~1133만 톤 등으로 집계됐다. 동북아 4개국 NCC 규모는 지난해말 기준 7675만 톤이다.
계획된 증설 등을 고려하면 구조조정에 따른 동북아 4개국 NCC 설비 규모는 2027년 8612만~9003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구조조정 이전의 규모보다 13~17% 가량 적다.
국내 화학업계는 이에 따라 실적을 개선할 것으로 전망됐다.
신 연구원은 “국내 NCC 설비 폐쇄로 기초유분 잉여생산량이 줄고 가동률 상향에 따른 단위 원가 개선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NCC 설비가 폐쇄되면 업체가 생산하는 기초유분 대부분은 자가소진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설비 가동률 상향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석화 제품 수요 반등폭에 따라 화학사 실적개선폭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됐다.
신 연구원은 “예를 들어 롯데케미칼은 가동률 74%에서 80%로 상향을 가정하면 해마다 약 1천억 원의 원가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며 “다만 개선폭은 글로벌 구조조정에 따른 기초유분 스프레드 개선과 다운스트림(전방산업) 제품 시황에 달려 있다”고 바라봤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