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올해도 영업이익 1조 이상을 내며 국내 건설사 가운데 영업이익 1위를 이어갈 수 있을까?
현대건설은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실적전망이 밝지만 미청구공사액이 많아 금융당국의 회계감리를 받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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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올해 영업이익 1조1천억 원 안팎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실적성장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현대건설은 해외 신규수주는 부진했지만 기존에 수주했던 미착공공사가 착공하게 되면서 올해 안정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유림 한화증권 연구원도 “현대건설은 올해 국내부문을 중심으로 실적이 늘어날 것”이라며 “분양물량은 감소하지만 자체사업 비중이 커지는 데다 현대차그룹의 GBC건설을 수주하면서 매년 7천억 원가량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보증권은 현대건설이 올해 매출 19조8730억 원, 영업이익 1조1430억 원을 낼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실적추정치보다 매출은 3.4%, 영업이익은 9.3% 늘어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적순항을 위해 미청구공사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건설업계 가운데 미청구공사액이 많은 기업 1위로 평가됐다. 미청구공사액은 건설사가 공사비를 먼저 투입해 공사를 진행하고 발주처에게 대금지급을 요청하지 않은 돈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보유한 미청구공사액이 3조6천억 원 규모에 이른다. 2015년 12월 말보다 15% 넘게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많다.
백 연구원은 “주요 미청구공사 현장인 아랍에미리트 원전 프로젝트의 미청구공사액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우즈베키스탄 GTL프로젝트 등도 착공되면서 미청구공사 금액은 지속적으로 축소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미청구공사액 때문에 회계감리를 받고 있는 점은 영업이익 1조 원을 위협할 요인이다.
금융감독원은 6일 현대건설 외부감사인 안진회계법인에게 현대건설의 미청구공사액, 공사원가 추정치 등에 대한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금감원은 현대건설의 미청구공사액 규모와 적정성을 놓고 회계감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금감원이 현대건설에게 행정조치를 내린다면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등 건설사들은 과징금 여파를 맞았을 때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전환됐다. 이에 비춰볼 때 현대건설이 과징금을 부과받을 경우 실적에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주가상승률과 영업이익 모두 호조를 보였다.
지난해 현대건설 주가 상승율은 국내 건설사 가운데 1위였다. 주가는 지난해 1월4일 2만7650원에서 12월29일 4만2800원으로 54.7% 올랐다. GS건설과 대림산업은 20%가량 오르는 데 그쳤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 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산된다. 영업이익 1조 원은 국내의 어떤 건설사도 거둔 적이 없는 실적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