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기자 heydayk@businesspost.co.kr2025-08-29 16:4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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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치매 치료제 ‘레켐비’가 국내 출시된 지 1년도 안 돼 환자들 사이에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연간 2천만~3천만 원에 달하는 초고가 약값에도 불구하고 처방이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레켐비 투여 과정에서 필수적인 치매 진단제 수요도 덩달아 확대되고 있다. 국내 치매 진단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듀켐바이오는 이를 기반으로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진출에 나설 안정적인 자금원을 확보하게 됐다.
▲ 치매 치료제 레켐비 확산으로 진단 수요가 늘면서, 국내 시장을 장악한 듀켐바이오도 CDMO 사업 확장의 자금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2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초기 치매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레켐비’ 출시를 기점으로 치매 진단제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레켐비’는 2023년 미국 식품의약품(FDA)로부터 초기 증상을 보이는 알츠하이머 환자에 대해 치매 진행 속도를 늦추는 최초의 의약품으로 승인받았다. 국내에서는 2024년 5월 세계에서 네 번째로 승인받고, 같은 해 11월부터 판매하고 있다.
레켐비 개발사 에자이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레켐비 매출은 231억 엔(2160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 63억 엔(약 589억 원)보다 266.6% 증가하며 단기간에 시장을 빠르게 파고들었다. 국내에서도 처방 건수가 800건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치료제 투여에는 사전 진단이 필수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레켐비 처방 시 최소 1회의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전산화단층촬영(CT)이나 뇌척수액(CSF) 검사를 의무화하고 있다. 다만 뇌척수액 검사는 환자 통증이 커, 실제 현장에서는 PET-CT 기반 진단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치매 진단제는 단순히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환자 선별, 치료 효과 평가, 경과 추적까지 환자 1명당 평균 2~3회 이상 사용되는 것이 특징이다.
듀켐바이오는 치매 진단제 ‘비자밀’과 ‘뉴라체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시장에서 9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듀켐바이오의 실적에서도 치매 진단제 수요 확대가 뚜렷하게 확인된다. 2분기 치매 진단용 방사성의약품 처방 건수는 4058건, 매출은 1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0.9%, 46.4% 늘었다. 전 분기와 비교해도 건수와 매출이 각각 8.2%, 8.6%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또한 현재 국내 임상을 진행 중인 또 다른 치매 치료제 ‘키순라’가 2027년 이후에 국내 출시되면 추가로 듀켐바이오 실적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공장 증설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 치매 치료제 레켐비 제품사진.
지금까지 레켐비의 성장은 모두 연간 최대 3천만 원에 이르는 비급여 처방에 따른 결과다. 앞으로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이뤄질 경우, 더 많은 환자들이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3월에는 에자이가 흥국화재와 업무 협약을 맺고 치료제 7회 이상 투여 시 최초 1회에 한해 최대 1천만 원의 치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보험 상품을 선보였다.
다만 방사성의약품 진단제는 일본에조차 수출이 힘들 정도로 반감기가 매우 짧아 국내시장 중심으로만 사용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듀켐바이오는 축적된 기술력과 자금을 기반으로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려 하고 있다. 치료제는 반감기가 약 7일 정도로 비교적 길어 아시아·태평양 지역까지 수출이 가능하다.
듀켐바이오는 지난해 코넥스에서 코스닥 이전상장을 하면서 확보한 114억 원을 기반으로 치매 진단제 설비를 확대하고, 신성장 동력인 방사성의약품 CDMO 사업에 본격 투자할 방침이다.
듀켐바이오는 2025년 매출 538억 원, 영업이익 17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2024년과 비교해 매출 51.2%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240% 증가하는 것이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2025년 상반기 듀켐바이오의 치매 진단제 방사선의약품 매출이 의미 있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며 “하반기 전공의 복귀 및 주요 대형병원의 PET/CT 추가 도입, 그리고 레켐비 처방 가능 병원 확대로 인한 매출 증가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