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수석부회장이 조선 부문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글로벌 해양방산 시장 성장에 선제대응하고 중국 조선업계에 빼앗긴 점유율 탈환을 노린다. 사진은 정 수석부회장이 지난 2024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 개념을 제시한 모습. < HD현대 > |
[비즈니스포스트]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겸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가 ‘통합 HD현대중공업’ 출범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글로벌 해양방산 시장 확대에 맞춰 HD현대중공업이 HD현대미포를 품으며 양적·질적으로 도약하고, 한국-미국 조선협력 ‘마스가’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의도다.
HD현대중공업은 현재 1조 원 규모의 특수선 매출을 2030년 7조 원, 2035년 10조 원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우선 2030년까지는 국내외 해외의 특수선 건조능력을 확충하는데 주력하고, 2035년까지는 안두릴과 공동개발하는 무인 함정을 앞세워 성장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한 특수선 건조능력 확충과 관련해 현재 유휴시설인 HD현대중공업의 5번도크를 재가동하고, HD현대미포의 4개 도크 중 2개 도크를 특수선 건조 도크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HD현대미포의 연간 생산능력이 70척인데, 현재 연간 건조 물량은 45척이다. 생산능력에 여유가 있어 상선 건조 실적 감소 우려는 없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소에서 이지스함을 건조하는 비용은 미국 내 조선소의 절반 수준으로, 미국 함정의 국내 건조 사업의 수익성은 충분할 것으로 회사 측은 자신했다.
점점 치열해지는 중국과의 조선업 경쟁을 위해 해외 생산거점 투자에 힘을 싣기로 했다.
중국과의 조선업 경쟁에서 빼앗긴 점유율을 탈환하기 위해, 인건비가 저렴한 지역에 위치한 생산거점 확보는 필수가 되고 있다. 고가의 선종은 한국조선소에서, 저가의 선종은 해외조선소에서 건조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오는 12월 싱가포르에 투자법인을 신설, 해외 생산을 총괄하는 허브 역할을 맡긴다.
HD현대미포의 HD현대베트남조선소, HD한국조선해양의 필리핀 수빅조선소 운영법인 ‘HDHHIP’, 오는 12월 두산그룹으로부터 인수하는 ‘두산비나(가칭 HD현대비나)’ 등 흩어져 있던 해외 계열사가 싱가포르 법인 하에서 효율적 의사결정 체계로 움직인다.
그동안 계열사 별로 해외거점 육성이 따로 이뤄져 생산 역량 결집과 그룹 계열사들 간의 연계를 위한 의사결정의 속도가 느렸다.
향후 창출된 이익은 우선 새로운 거점투자에 활용한다. 차후 이익 규모가 크게 늘어난다면 ‘통합 HD현대중공업’과 HD한국조선해양이 공유하게 된다.
한미 조선협력 ‘마스가’에도 속도를 낸다.
회사는 향후 자체자금을 투입해 미국 법인을 설립할 예정으로, HD한국조선해양 산하에 미국 법인을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HD현대그룹이 현지시각 지난 25일 미국 서버러스캐피탈과 체결한 ‘마스가 1호’ 협력의 구체적 계획은 정상회담의 막바지 일정을 마치고 정부 관계자와
정기선 수석부회장의 귀국 이후 수립할 예정이다.
HD현대그룹 측은 '통합 HD현대중공업'과 HD한국조선해양 간 향후 합병 가능성에는 “계획에 없다”며 선을 그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