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15% 시대] '김치 수출 1위' 대상 복병 만나, 임세령·임상민 현지 생산과 수출다각화 모색
이솔 기자 sollee@businesspost.co.kr2025-08-1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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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과 미국이 수입관세율을 15%로 조정하는 무역협정에 합의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사실상 원점으로 되돌린 조치지만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합의 대가로 한국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기금 조성을 약속했다. 자연히 한국 기업들의 역할도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는 15% 관세가 대미 무역에 '뉴 노멀'로 자리잡은 지금 주요 기업들이 안고 있는 과제와 대응 전략, 기회 요인들을 짚어본다.
종가 김치의 전체 수출액에서 미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도 꾸준히 늘었다. 2020년 21%를 차지하던 미국 수출액은 한 해도 빠짐없이 증가해 2024년 38%에 이르렀다. 2023년부터는 일본을 제치고 미국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성장을 이어온 대상의 종가 김치 매출도 미국 관세의 영향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종가 김치의 절반 이상이 한국에서 생산되기 때문이다.
대상 관계자는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에 생산 공장이 있고 현지 제조업체인 ‘럭키푸즈’도 인수했기 때문에 현지 생산시설이 없는 곳들보다는 그나마 상황은 나은 편”이라면서도 “LA 현지 생산라인 증설과 수출선 다변화 등 다양한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 임세령 부회장과 임상민 부사장은 ‘종가 김치’ 수출 전략을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외 실적에 있어 임 부회장은 글로벌 마케팅을, 임 부사장은 현지 생산 방안 등 전략적 판단을 담당해 힘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먼저 고려되는 방안은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확대해 관세를 피하는 것이다. 대상이 2024년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한 김치는 약 4200톤으로 추산된다.
2022년 완공된 대상 LA 공장은 연간 김치 2천 톤을 생산할 수 있다. 해당 공장의 생산 라인을 증설하는 것이 현재로써는 가장 현실적 대안으로 꼽히지만 아직 증설 계획은 구체적으로 수립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 대상의 ‘종가’ 브랜드 수출액은 2024년 94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이 가운데 38%가 미국에서 발생했다. <대상>
더불어 임 부회장과 임 부사장은 미국 외에도 유럽과 동남아시아 지역 김치 매출을 전략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현재 대상은 폴란드에 김치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내년 완공되는 이 공장에서는 유럽에 김치를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대상은 중동과 남미, 아프리카 등 아직 김치 수출량이 많지 않은 곳에도 수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다만 대상은 김치 외에는 전체 매출 가운데 미국 시장 비중이 높지 않아 관세에 따른 악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상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2조2065억 원, 영업이익 981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5.1%, 영업이익은 6.5% 늘어난 것이다.
올해 상반기를 기준으로 대상의 미주 지역 매출은 1370억 원으로 대상 전체 매출의 6.2%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전체 해외 매출 가운데 미주 지역의 매출이 차지한 비중은 17.4%였다. 미주 매출의 대부분은 미국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상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올해 처음으로 2천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1237억 원에서 2024년 1769억 원으로 점차 증가한다는 것이다.
대상의 올해 연결기준 실적 시장추정지(컨센서스)는 매출 4조4518억 원과 영업이익 2076억 원이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4.6%, 영업이익은 17.4% 늘어나는 것이다.
유럽에서 라이신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데다 고부가가치 전분당 제품 판매가 늘어나고 있고 유럽 등에서 간편식이 호조를 보이는 덕분으로 풀이된다. 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