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2025년 상반기 퀄컴과 미디어텍 등으로부터 구입하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비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가량 증가했다.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원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체 AP ‘엑시노스’를 탑재할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모바일 어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구입 비용은 7조789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삼성전자 자체 AP '엑시노스' 홍보 이미지. <삼성전자> |
14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모바일 AP 원재료 비용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29.9% 늘어난 7조789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완제품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원재료 비용 가운데 19.9%에 달하는 수치이며, 지난해 상반기 17.7%에서 2.9%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퀄컴과 미디어텍 등 AP 업체들이 가격을 급격히 올리면서 MX사업부는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모바일 AP 솔루션 가격은 2024년 상반기보다 약 12% 상승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자체 개발해 원가가 낮은 ‘엑시노스’ AP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4년 3나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엑시노스2500을 출시하지 못했다. 이에 올해 초 출시한 갤럭시S25 시리즈는 모든 모델에 퀄컴 ‘스냅드래곤8 엘리트’가 탑재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6월 엑시노스2500을 공개하고 이를 갤럭시Z 플립7에 탑재했다. 2026년 초에 출시하는 갤럭시S26 시리즈를 위한 ‘엑시노스2600’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엑시노스2600(S5E9965)의 3D마크 점수는 3135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퀄컴의 ‘스냅드래곤8 엘리트’보다 20% 이상 높은 점수다.
업계 관계자는 “시스템LSI가 설계한 엑시노스2600은 오랜만에 MX사업부의 요구 사항을 충족했다”며 “엑시노스2600 성능은 퀄컴의 차기 스냅드래곤8 엘리트2에는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지만, 기본 모델에 활용되기에는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 사장도 최근 “엑시노스 2500에 이어 엑시노스 2600를 차근차근 잘 준비하고 있다”며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