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동서식품은 오너 1세인 김재명 명예회장이 1990년대 초반 물러난 이후 오너 2세인 김상헌 동서 고문과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이 오랜 기간 형제경영으로 회사를 이끌어 왔다.
주로 형인 김상헌 고문이 실질적 지주회사인 동서를, 동생인
김석수 회장이 동서식품을 책임졌다.
현재는 이 두 사람이 경영일선에서 사실상 물러난 가운데 유력한 승계주자로 김 고문의 장남인 김종희 동서 부사장(1976년생)이 꼽히고 있다.
김 부사장은 동서 지분 14.59%를 보유해 김 회장(17.37%), 김 고문(16.15%)에 이어 3대주주에 올라 있다.
또 오너 3세 중에서 유일하게 회사 경영에도 참여하고 있다.
김 회장의 아들인 김동욱·김현준씨는 아직 30대이며 회사에 입사하기 전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김 고문 가족이 40%가 넘는 동서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뒷배도 든든하다. 김 회장 가족 지분은 25% 정도여서 상대적으로 뒤진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김 부사장을 가장 유력한 승계 후보자로 보고 있다. 사실상 후계 경쟁이 끝났다는 시각도 많다.
다만 숙부이자 동서 최대주주인 김 회장 가족의 지분율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향후 경영권 구도가 어떻게 짜여질지 주목된다.
김 부사장은 경영권 분쟁 소지를 사전에 막고 가족과 회사의 평화를 유지할 책임을 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김상헌 고문과
김석수 회장 두 사람이 역할 분담을 통해 동서와 동서식품을 경영해 온 전통을 살려, 김 부사장이 사촌형제들의 동서식품 독립 경영을 보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동서식품 오너 일가는 과거 김종희·동욱·현준 형제가 지분 57%를 소유한 계열사 성제개발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편법승계를 시도한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 점이 문제가 되자 동서가 2019년 성제개발을 흡수합병한 사실이 있다.
성제개발의 존재는 사익편취라는 비판과 별도로, 오너 2세 두 사람이 오너 3세 사촌형제 중 일부를 배제하지 않는 승계 작업을 도모했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현재 동서와 동서식품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 중이다. 동서는 김종원 부회장과 윤세철 대표이사 사장이, 동서식품은 김광수 대표이사 사장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김종희 부사장은 앞으로 이들 전문경영인을 도와 회사를 이끌면서 새로운 성장동력과 신사업을 발굴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희 부사장은 1976년생으로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를 졸업하고 2006년 동서에 입사했다.
동서 기획관리부장, 경영지원부문 상무, 경영지원부문 기획관리 총괄 전무를 거쳐 2023년 3월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이 됐다. 2023년 5월부터 동서식품 감사도 겸하고 있다. 이승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