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희 매일유업 부회장이 2020년 4월28일 서울 종로구 매일유업 본사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대리점 분야 모범업체 간담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
[씨저널]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이사 부회장은 매일유업 오너 일가의 일원이자 전문경영인이라는 독특한 위치에 있다.
김복용 창업주가 김 부회장의 큰아버지고, 김정완 매일홀딩스 회장은 사촌오빠다.
하지만 김 부회장은 매일유업과는 분리된 삶을 살아왔다. 주로 금융계에서 경력을 쌓다가 2009년 김 회장의 영입으로 매일유업에 합류했다.
이후 빼어난 경영능력으로 매일유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유가공업계 최초의 여성 CEO라는 영예도 갖고 있다.
현재 김 부회장은 매일유업의 사업 다각화를 과제로 삼고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2025년 3월에는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 이사회 의장에 선임되며 화제가 됐다.
SK 쪽은 “기업가치 제고 활동에 한층 속도를 내기 위해 이사회에서 현장의 경영 감각이 살아있는 현직 전문경영인을 의장으로 선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2021년 3월 처음으로 SK 사외이사에 선임됐는데, 당시 현직 CEO 사외이사이자 SK가 통합 지주회사로 출범한 이후 첫 여성 사외이사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SK 쪽은 김 부회장이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통해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매일유업의 ESG경영을 이끈 것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김 부회장은 오너 일가에 속해 있으면서도 ‘소유·경영 분리’라는 원칙 아래 자신이 전문경영인이라는 인식을 뚜렷하게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소유·경영 분리’ 측면에서 볼 때 김 부회장은 매일홀딩스 주식 16주(0.00%), 매일유업 주식 5만8059주(0.74%)만을 보유하고 있다. 매일유업 주식은 모두 상여금 명목으로 자사주를 받은 것으로, 김 부회장은 입사 당시 매일유업 주식을 단 한 주도 갖고 있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김 부회장이 앞으로도 승계 등 오너일가의 내부 문제에 직접 관여하지 않고 전문경영인 역할에 충실할 것으로 본다.
ESG경영 측면에서 보면, 김 부회장은 매일유업의 다양한 사회공헌(S) 활동을 이끌고 있다.
대표적으로 매일유업은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을 가진 아이들을 위한 특수분유(앱솔루트 엠피에이 8종 12개 제품)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한다. 이 분유를 생산하려면 1년에 두 번 일반 조제분유 공장을 완전히 멈추고 정밀세척을 실시해야 한다고 한다.
또한 매일유업은 임직원의 임신 준비부터 출산과 육아기까지 지원하는 ‘동반육아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난임 시술비를 횟수 제한없이 지원하고, 출산 축하금으로 세 자녀 기준 최대 2천만 원을 제공한다.
지배구조(G) 측면에서는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매일유업 이사회 구성은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4명으로 사외이사가 과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여성 이사 비율이 43%(3명)에 이른다.
또 이사회에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ESG경영위원회, 보상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의무적으로 구성해야 하는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회사에 해당하지 않는다. 2024년 말 기준 자산총액(별도)은 1조650억 원이다.
매일유업은 한국ESG기준원의 ESG 평가에서 환경(E) A 등급, 사회(S) A+ 등급, 지배구조(G) A 등급, 종합 A 등급을 받았다.
◆ 김선희는 누구?
김선희 부회장은 1964년생으로,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네소타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받았다.
프랑스 금융기업 BNP파리바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크레딧아그리콜은행 수석애널리스트, 한국시티은행 신탁리스크관리부장, 스위스 UBS AG 투자은행 아시아퍼시픽 리스크컨트롤 이사 등을 지냈다.
2009년 재경본부장(전무)으로 매일유업에 합류했다. 당시 사촌오빠인 김정완 회장이 적극적으로 영입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재경본부장(부사장), 경영기획본부장(부사장), 경영지원총괄 부사장 겸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2014년 대표이사 사장이 됐다. 2023년 3월에는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뛰어난 재무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사업 다각화를 적극 추진해 매일유업의 성장을 이끌었다고 평가받는다.
대표적으로 커피전문점 ‘폴바셋’ 사업을 확장하고, 성인 영양식 ‘셀렉스’, 식물성 음료 ‘어메이징 오트’ 등을 출시하며 회사의 흰 우유 사업 의존도를 낮추는 데 기여했다. 이승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