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가파르게 오르며 테슬라가 보유한 자산 가치도 대폭 높아졌다. 그러나 테슬라의 비트코인 매수가 재무 불안정성을 키우고 기업의 친환경 목표와도 상충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비트코인과 도지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그래픽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가 보유한 비트코인 가치가 크게 상승했다. 이는 다른 기관 투자자의 가상화폐 시장 진입을 유도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테슬라가 비트코인 가격 변동에 따라 불필요한 리스크를 안게 됐고 기업의 친환경 목표와도 상충한다는 점을 지적하는 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사기관 애널리틱스인사이츠는 16일 “테슬라는 현재 1만1500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는 13억5천만 달러(약 1조8700억 원) 이상의 가치”라고 보도했다.
애널리틱스인사이츠는 테슬라가 현금이나 국채 대신 비트코인으로 일부 자산을 운용하며 이를 투자 및 가치 저장 수단으로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 또는 미국 달러화 가치 하락을 상쇄할 위험 회피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테슬라 경영진의 판단이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다.
테슬라는 2021년에 15억 달러 규모 비트코인을 매입했다. 한때 비트코인을 차량 결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적도 있다.
비트코인이 본격적으로 금융시장에서 대중화되기 이전부터 이를 활발히 활용해 왔던 셈이다.
테슬라는 2022년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 일부를 매각했지만 2024년부터 다시 매입해 자산을 축적하기 시작했다.
애널리틱스인사이츠는 테슬라가 결과적으로 비트코인 시세 상승에 따라 5억2300만 달러(약 7261억 원) 상당의 평가이익을 재무제표에 반영하게 됐다고 집계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와 게임스톱, 블록 등 다른 기업들도 비트코인을 대량으로 매입해 보유하는 사례를 늘리고 있다.
애널리틱스인사이츠는 테슬라를 비롯한 대기업의 비트코인 매수가 가상화폐 시장 전반에 긍정적 효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기업들이 테슬라 등 선두 업체를 뒤따라 일부 자산을 가상화폐로 이동하기 시작하며 가격 상승 및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테슬라가 고위험 자산인 비트코인에 투자를 늘리는 점은 불필요한 재무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는 일부 주주들의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애널리틱스인사이츠는 “자동차 제조사가 비트코인과 같이 위험성이 높은 자산을 보유하는 것은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에 딜레마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과정에서 대량의 전력이 필요한 만큼 이는 친환경 기업인 테슬라의 브랜드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애널리틱스인사이츠는 전기차와 태양광 등 친환경 사업을 전면에 내세운 테슬라의 비트코인 투자를 두고 주주는 물론 환경단체들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테슬라의 비트코인 매입 확대는 보유 자산 다변화와 수익 창출 가능성 등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여러 리스크를 남길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애널리틱스인사이츠는 “비트코인 투자가 테슬라 재무 전략에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라며 “가격 변동성과 가상화폐 정책 변화, 환경 관련 리스크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고 결론지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