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도은 기자 parkde@businesspost.co.kr2025-07-15 15: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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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한화엔진이 세계 친환경 조선 흐름에 힘입어 당분간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조선산업의 환경규제 강화와 함께 LNG·메탄올 등 대체 연료와 이중연료를 사용하는 선박 수요가 늘면서, ‘친환경 선박의 심장’으로 불리는 이중연료(DF) 엔진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 유문기 한화엔진 대표이사가 ‘친환경 선박의 심장’으로 불리는 이중연료(DF) 엔진 수주를 빠르게 확대하며 한화엔진의 실적 견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문기 한화엔진 대표이사는 친환경 선박엔진 생산설비 증설을 통해 늘어나는 이중연료 추진엔진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15일 한화엔진 취재를 종합하면 친환경 선박 수요 증대 추세로 한화엔진의 올해 하반기 실적은 상반기보다 더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28년부터 선박 연료의 탄소함량 기준을 매년 단계적으로 강화하고, 이를 초과 사용한 선박에 탄소부과금을 부과하는 ‘연료표준제’를 시행한다. 이에 따라 신규 발주하는 선박의 상당수는 대체연료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선박에 탄소세 부과가 확정되면서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 수요는 더욱 강해지는 추세”라며 “친환경 선박이 가져온 조선업 호황을 누리려면 엔진기업에 투자하는 게 가장 적합하다”고 분석했다.
한화엔진은 2025년 하반기 약 53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보다 약 10%, 지난해 하반기보다는 60% 가까이 증가하는 것이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1024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약 4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문기 대표는 탄소중립을 핵심 전략으로 삼고 이중연료(DF) 엔진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DF엔진은 기존 선박유와 LNG, 메탄올 등 다양한 연료를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연료 효율성과 경제성이 높다. 특히 천연가스를 사용하면 이산화탄소와 질소산화물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어 국제 환경규제 대응에도 유리하다.
실제 한국LNG벙커링산업협회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기준 세계에서 운항 중이거나 발주된 친환경 선박은 총 1만310척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8% 증가했다. 이 가운데 LNG·메탄올 등 대체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은 2174척으로, 작년 상반기 대비 29.7% 증가했다.
친환경 조선 추세에 따라 한화엔진 수주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화엔진은 올해 1분기에만 약 1조587억 원에 달하는 신규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수주액 1조6490억 원의 64%에 해당하는 수치다. 1분기 신규 수주액 가운데 88%인 9265억 원 가량은 DF엔진 수주액이었다.
한화엔진의 1분기 수주의 약 90%는 중국 민영조선사로부터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산 엔진으로는 최신 환경 규제를 충족하기 어렵자, 한화엔진을 찾고 있는 것이다.
▲ 한화엔진은 약 802억 원을 들여 경남 창원 본사 사업장에 선박엔진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2026년 9월 완공이 이뤄지면 한화엔진의 생산능력(출력 기준)은 연간 468만 마력으로 2024년과 비교해 34.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엔진>
회사는 급증한 수주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생산능력도 확대하고 있다.
한화엔진은 약 802억 원을 들여 경남 창원 본사 사업장에 선박엔진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2026년 9월 완공이 이뤄지면 한화엔진의 생산능력(출력 기준)은 연간 468만 마력으로, 2024년과 비교해 34.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박엔진 인도 수량 기준 연간 생산능력 130대는 유지되지만, 제작 엔진 한 대당 평균 출력이 높아진다.
고부가가치 엔진의 비중 확대는 향후 수익성 확보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선박엔진 수주 잔고 내 2022년 구형 엔진들이 2025년 안에 모두 사라지고, 대형 컨테이너선에 탑재될 고마력 DF엔진 위주로 남을 것”이라며 “2027년까지 계획된 시설 투자를 단계별로 준공하면, 연간 130대 안에서 단가 높은 엔진 위주로 출하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도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