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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금융 신흥국을 가다 에필로그①] 외자유치에 목마른 캄보디아 인도 우즈베키스탄, 한국 금융의 경쟁력 강화 기대되는 이유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5-07-15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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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동남아시아의 캄보디아, 남아시아의 인도,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 아직 화려한 조명을 받고 있지 않지만 이들 국가는 K금융의 미래 영토로 평가된다. 이들의 어떤 점이 K금융을 매혹했을까. 아시아 금융신흥국인 그곳에서, 묵묵히 K금융의 영토를 넓히고 있는 이들을 비즈니스포스트가 만났다.  

-에필로그 글 싣는 순서
① 외자유치에 목마른 캄보디아 인도 우즈베키스탄, 한국 금융의 경쟁력 강화 기대되는 이유
② 미처 담지 못한, 전하고 싶은 주재원의 이야기

- 프롤로그 첫 기사 보기
① '제국의 추억' 좇는 세 나라, 캄보디아 인도 우즈베키스탄의 변신

-캄보디아 첫 기사 보기
① 프놈펜 거리 메운 금융사 로고들, 150개 은행의 은밀하고도 뜨거운 전쟁

-인도 첫 기사 보기
① 알렉산더도 퇴각했던 그곳, K금융은 철옹성 인도 어떻게 뚫었나

-우즈베키스탄 첫 기사 보기
① '실크로드의 심장' 노리는 경쟁 치열, 중국 공세에 한국 기업들 물밑 침투 중

 
[K금융 신흥국을 가다 에필로그①] 외자유치에 목마른 캄보디아 인도 우즈베키스탄, 한국 금융의 경쟁력 강화 기대되는 이유
▲ 캄보디아 시엠립 앙코르와트. 앙코르와트는 비슈누 신에게 봉헌된 힌두사원으로 12세기 초 지어졌다. 크메르제국의 유적으로 199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됐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정부가 외자유치를 위해 무지하게 힘쓰고 있다.”

6월 ‘K금융 신흥국을 가다’ 취재를 위해 캄보디아와 인도, 우즈베키스탄에서 만난 국내 금융사 주재원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했다.

개발도상국이 경제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고, 이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투자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캄보디아 한 주재원은 “캄보디아는 제조업은 물론 물류 등 기초 인프라가 크게 부족해 정부가 외자유치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며 “이곳에 해외은행이 많은 이유도 국가경제 대부분이 외자투자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캄보디아와 인도, 우즈베키스탄은 정부뿐 아니라 민간영역에서도 외국인투자에 큰 관심을 보이며 투자 확대를 적극 요청했다.

취재차 들른 인도 국립증권거래소(NSE)에서 우연히 만난 마힌드라그룹 관계자는 “한국에 큰 관심이 있다”며 “한국투자공사(KIC) 등 한국 금융사가 인도에서 어떤 투자를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랫 소포안 캄보디아은행협회(ABC) 회장은 “캄보디아보다 더 좋은 곳은 없다(No better place)”며 몇 번이고 “컴 캄보디아(Come Cambodia)”를 외쳤다.

하지만 이들이 외자유치를 바란다고 무턱대고 진출해 경쟁력을 높이기는 쉽지 않다. 우리만 그 시장을 노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정부를 등에 업은 중국 기업이 무서울 정도로 적극적으로 진출했다.

중국은 미국 등 서양자본의 진출이 상대적으로 약한 아시아를 글로벌사업의 핵심으로 삼고 경쟁력을 빠르게 확대했다.

중국이 2010년대 들어 ‘일대일로’를 내세우며 아시아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현지에서 주재원들이 들려주는 중국의 존재감은 더욱 강력했다.

우즈베키스탄은 1990년대 대우그룹의 진출로 한국 기업의 텃밭처럼 여겨졌지만 어느 순간부터 중국 기업에 시장을 크게 빼앗겼다.

우즈베키스탄에서 만난 한 주재원은 “타슈켄트 외곽에 신도시를 짓는 대형 프로젝트인 뉴타슈켄트시티 사업도 중국 투자로 진행되고 있다”며 “중국은 건설 노동자도 다 본토에서 데려와 어떨 때는 나라 전체가 중국자본으로 채워지고 있는 느낌도 받는다”고 말했다.

캄보디아에서는 코로나 이후 건설산업을 중심으로 중국자본이 빠르게 침투해 부동산시장을 크게 키웠다. 최근에는 비야디(BYD) 등 전기차를 중심으로 자동차시장 진출도 활발히 이뤄졌다.

캄보디아 한 주재원은 “최근 이곳 금융시장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데 중국자본이 코로나 시절 저금리에 건물을 우후죽순으로 올린 탓에 공실이 늘어난 영향도 크다”며 “최근에는 비야디가 ‘저가 밀어내기’를 하고 있어 이에 따른 자동차 할부시장 건전성 우려도 크다”고 말했다.

중국을 향한 감정이 좋지 않은 인도에서도 경제는 예외였다. 외국인직접투자(FDI) 측면에서는 약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인도의 최대 수입국 자리를 꾀차고 있다.
[K금융 신흥국을 가다 에필로그①] 외자유치에 목마른 캄보디아 인도 우즈베키스탄, 한국 금융의 경쟁력 강화 기대되는 이유
▲ 인도 뭄바이 지오컨벤션센터 내부에 전시된 힌두교 신들. 지오컨벤션센터는 인도 릴라이언스그룹이 지은 뭄바이 최대 쇼핑몰이다. 인도에서는 쇼핑몰이나 거리에서 어렵지 않게 힌두교 주요 신들을 만나볼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그렇다고 손 놓고 가만히 있을, 한국인 DNA가 아니다.

캄보디아와 인도, 우즈베키스탄은 기본적으로 한국보다 더운 나라다. 비즈니스포스트가 출장을 떠난 6월, 캄보디아와 인도는 우리보다 고온다습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습도는 낮지만 한낮 최고온도는 매일 같이 40도를 넘나들었다.

그토록 더운 그곳에서 국내 금융사 주재원들은 특유의 부지런함과 효율성을 앞세워 틈새시장을 적극 노렸다. 그리고 그들의 노력은 점진적이지만 분명한 성과를 만들어갔다.

캄보디아는 최근 이익이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국내 은행의 순이익 상위 국가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국내 은행들은 지난해 캄보디아에서 순이익 1억3200만 달러를 올렸다. 베트남(3억1900만 달러), 홍콩(2억5100만 달러), 미국(2억3400만 달러), 일본(1억4500만 달러)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캄보디아는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1년과 2022년, 2년 연속 국내 은행의 해외사업 순이익 1위에 오르며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인도에서는 철저히 현지화에 힘을 실었다.

국내 은행들은 국내 기업은 물론 현지업체 대상 기업대출을 늘리고, 현지 플랫폼업체와 제휴해 리테일 쪽에서 영향력을 확대를 꾀했다.

증권산업에서는 미래에셋그룹이 활동 반경을 적극적으로 넓혔다. 미래에셋그룹은 현지 증권사 쉐어칸 인수를 마치고 현지 톱10 증권사에 단숨에 진입했다.

미래에셋그룹은 2023년 말 인사에서 스와럽 모한티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 대표이사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기도 했다. 미래에셋그룹에서 외국인 부회장은 모한티 대표가 유일하다.

우즈베키스탄은 1990년대 대우그룹 유산을 바탕으로 현지 시장에 단단히 뿌리내린 한국산업은행을 필두로 신한은행과 BNK금융이 진출을 적극 준비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BNK금융 모두 카자흐스탄의 성공경험을 앞세워 우즈베키스탄으로 중앙아시아 영토를 넓힐 계획을 세웠다. 동남아시아에 이은 새로운 해외사업 벨트를 중앙아시아에 구축하려는 것이다.

한국을 향한 우호적 감정도 국내 금융사의 우즈베키스탄 진출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우즈베키스탄은 고려인이 가장 많이 정착한 곳으로 이후 대우그룹이 자동차를 비롯한 제조업 발전을 이끌면서 한국과 우호적 관계를 이어왔다.

반면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점점 높아지는 중국 의존도를 우려해 중국 금융사 진출에 보이지 않는 거부감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이 1990년대 외환위기에 따른 금융산업 실패 경험을 지녔다는 점은 캄보디아와 인도, 우즈베키스탄 금융시장 진출 모두에 플러스 요인으로 꼽힌다.

우즈베키스탄에서 만난 현오석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우리에게는 성공 사례도, 실패 사례도 있다”며 “우리는 금융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실패한 경험이 있는데,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에 개도국에서 우리의 금융 경쟁력은 더 큰 설득력을 지닌다”고 말했다.

현 전 부총리 역시 한국 금융산업 경쟁력을 알리는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우즈베키스탄을 찾았다.
[K금융 신흥국을 가다 에필로그①] 외자유치에 목마른 캄보디아 인도 우즈베키스탄, 한국 금융의 경쟁력 강화 기대되는 이유
▲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초르수 시장(Chorsu Bazaar). 타슈켄트 대표 시장으로 우즈베키스탄 서민들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사업이 양국의 금융협력 확대로 이어질 수도 있다.

EDCF는 개도국의 경제발전을 지원하고 개도국과 경제교류를 늘리기 위해 정부가 설립한 경제원조기금으로 캄보디아와 인도, 우즈베키스탄도 주요 대상국이다.

EDCF는 단순히 개도국에 도움을 주는 사업이 아니다. EDCF를 통해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투자를 늘릴 수 있는 만큼 공여국(도움을 주는 나라) 사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

그 중심에는 한국수출입은행이 있다. 수출입은행은 한국의 EDCF 위탁수행기관으로 각국 경제발전과 국내 금융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캄보디아와 인도, 우즈베키스탄에서 부지런히 움직였다.

주재원들은 각국 금융시장 안착을 위해 개별 금융사가 아닌 한국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도 입을 모았다.

우즈베키스탄에서 만난 한 주재원은 “개도국은 기본적으로 규제와 허가 등에서 정부와 공무원의 입김이 더욱 센데 개별 금융사 차원에서 이를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가 고위급 회담 등을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면 시장 진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캄보디아와 인도, 우즈베키스탄은 제국의 추억을 지닌 나라다. 그들은 크메르제국(캄보디아) 무굴제국(인도) 티무르제국(우즈베키스탄) 등 과거 넓은 영토를 지배하며 수많은 문화유적을 남겼다.

우리에게도 제국의 추억이 없는 것이 아니다. 바로 ‘대한제국’이다.

하지만 대한제국은 상대적으로 힘없는 나라였다. 크메르, 무굴, 티무르제국과 비교해 영토는 좁았고 황제의 힘은 약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한국은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됐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지금의 제국이 넓은 영토를 넘어 문화를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음악과 드라마, 영화, 예능, 음식, 뷰티 등 세계 문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한국은 분명 문화제국이다.

동남아시아 캄보디아, 남아시아 인도,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도 예외 없이 한국 문화를 즐기고 좋아한다. 금융신흥국인 그곳에서, 한국이 문화제국을 넘어 금융제국이 되는 날을 꿈꿔본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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