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현지시각) 극한 폭염이 발생한 미국 미시간주 시카고에서 시민들이 인근 분수대를 찾아 더위를 피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의 주요 도시들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찾아온 극한 폭염을 겪고 있다.
미국 기상청(NWS)은 22일(현지시각) 미네소타주, 메인주 등 북동부부터 아칸소주, 테네시주, 루이지애나주 등 중남부까지 광범위한 권역에 걸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고 가디언과 로이터 등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미국 기상청 관측 자료에 따르면 22일 기준 미국 미시간주 시카고 체감온도는 약 39도를 기록했다.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도 39도를 기록했고 오하이오주 콜럼버스는 최고 기온이 39도를 넘길 것으로 전망됐다.
필라델피아는 23일부터는 최고기온이 40도를 넘길 것으로 예보돼 시 보건부가 폭염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 외에도 워싱턴D.C, 뉴욕, 미니애폴리스, 세인트루이스, 매디슨, 오마하 등 미국 동부와 중부 주요 도시 모두 40도에 가까운 기온을 기록할 것으로 예보돼 각 지방 정부 당국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통상적으로 미국 동부 도시에서 발생하는 6월 폭염은 기온이 30도 내외까지 상승하는 것에 그친다.
이번에 폭염이 이례적으로 강해진 이유는 현재 미국의 절반을 덮고 있는 광범위한 '열돔' 현상으로 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열돔은 기압차로 인해 고기압이 특정 지역에 오랫동안 멈춰 있어 기온이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기상 예보 기관들은 기후변화와 열돔 발생 가능성 사이에 명확한 상관관계를 찾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로이터는 상관관계는 설명하기 어려워도 지구온난화와 함께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빈도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시카고 전역에 걸쳐 냉방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라며 "시카고는 미국의 그 어느 도시보다도 극한 기후, 특히 극한 폭염의 위험성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폭염주의보 영향권 안에 있는 인구는 모두 6400만 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열돔 현상 특성상 고기압이 지나가도 향후 일주일 동안은 폭염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시민들은 이상 증세를 겪는다면 가장 가까운 냉방 시설을 찾아가달라"며 "뉴욕시는 광범위한 냉방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취약계층 주민들에 열 안전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