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두산건설이 서울에서 공공주택사업을 잇달아 따내며 내실경영에 시동을 걸고 있다.
공공공사는 안정성이 높아 중견 건설사의 업황 악화 속 ‘기댈 구석’으로 여겨진다. 이정환 두산건설 대표이사 사장으로서는 공공공사 확대를 통해 현금창출력을 끌어올려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계기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 이정환 두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서울에서 공공공사를 따내며 내실경영에 시동을 걸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이 공공공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사업 내실을 다지고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두산건설은 전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서울 1호(도봉구 방학역)와 2호(쌍문역) 도심 공공주택복합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도심복합사업은 민간개발이 어려운 도심을 대상으로 공공이 도시재생을 이끄는 프로젝트로 문재인정부의 2021년 2·4 공급대책으로 도입됐다.
두산건설은 이번 사업계약 체결로 서울 주택사업 진출은 물론 수익 기반을 단단히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두 사업지 모두에 최상급 브랜드 ‘위브더제니스’를 제시했다.
도봉구 방학역 사업은 39층, 420가구 규모 공동주택 및 근린생활시설,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것으로 공사비는 1845억 원이다. 쌍문역 사업은 38층, 639가구 규모 공동주택을 조성하는 것으로 공사비는 2547억 원이다.
두 사업의 계획 공사비를 더하면 4392억 원으로 두산건설 지난해 연결 매출 2조1753억 원의 20.1% 수준에 이른다.
두산건설은 그동안 주택 부문에서 민간 발주 위주로 사업을 수행했지만 공공공사에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 기준 두산건설이 수주한 사업 가운데 최근 3년 사이 한국토지주택공사나 서울주택도시공사 등 정부 및 공기업이 발주한 공공주택사업은 없었다.
공공공사는 수익성은 민간 발주 대비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인허가 절차가 빠르고 공사비미지급 우려도 없어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건설업황이 악화된 현 시점에서는 중소 건설사가 확보할 수 있는 안정적 수익원으로 평가된다.
▲ 도봉구 방학역 도심복합사업 조감도(왼쪽)와 쌍문역 동측 도심복합사업 투시도. < LH, 두산건설> |
이정환 사장은 지난해 10년 사이 두산건설의 최대 영업이익을 거둔 성과를 올해도 이어갈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두산건설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080억9180만 원으로 10년 사이 최대 실적으로 기록됐다. 지난 4월말에는 신용등급도 상향돼 이 대표 부임 이래 자구 노력이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두산건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82억4271만 원으로 지난해 1분기(262억4858만 원) 페이스에는 크게 못 미쳤는데 주춤했던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릴 계기를 공공공사 수주를 통해 마련한 셈이다.
이 사장이 더구나 재무구조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안정성을 갖춘 공공사업 확대는 두산건설의 약화된 현금창출력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두산건설 1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13억2713만 원으로 지난해 1분기(92억740만 원)대비 유출로 돌아섰다.
연결 유동비율은 3월말 기준 86.4%로 지난해말(82.8%)대비 소폭 개선됐지만 부채비율은 3월말 기준 403.52%로 지난해말(378.16%)보다 악화됐다.
이 대표는 다만 서울 핵심지와 거리가 먼 지역 공공사업에 최상급 브랜드 ‘위브더제니스’를 제시한 만큼 브랜드 경쟁력을 둔 고민은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위브더제니스’는 2005년 처음으로 적용돼 건설사 최상급 브랜드 가운데서는 연륜이 높은 축에 속한다. 최초로 적용된 대구 ‘범어 두산위브더제니스’나 그뒤 지어진 부산 ‘해운대 두산위브더제니스’ 등도 지역 대표 단지로 자리잡았다.
건설업계 격전지인 서울에서 공공공사를 통해 두산건설을 알릴 계기는 마련했지만 최상급 브랜드의 정체성을 둔 고민도 이어가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는 셈이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이번 도심복합사업 계약 체결로 위브더제니스를 서울에서도 알릴 기회를 잡았다”며 “이번 실적을 토대로 앞으로도 공공부문 사업에서도 경쟁력을 추가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