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화시스템의 신사업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사업' 시작 시기가 임박했다.
회사가 2021년 지분 투자한 영국 위성통신 기업 ‘원웹’이 한국 내 군용 위성통신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한 막바지 행정 절차를 밟고 있다. 통신업계에서는 서비스 개시 시점을 이르면 다음 달, 늦어도 연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손재일 대표이사(왼쪽)이 이끄는 한화시스템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오른쪽)이 이끄는 스타링크가 곧 한국 내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를 위한 정부 승인을 마치고 본격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연합뉴스> |
일론 머스크의 위성통신 서비스 ‘스타링크’도 이르면 6월 국내 서비스 시작을 위해 행정 승인 절차를 밟고 있어,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2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취재를 종합하면 ‘스타링크’와 ‘원웹’의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사업 승인 절차가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
저궤도 위성통신은 고도 200~1000km에서 공전하는 최대 수천개에 이르는 군집 위성을 활용한 통신서비스다. 고도가 낮아 지연시간이 적기에 기존 정지궤도위성(고도 3만6천km) 통신보다 통신 지연시간이 짧고 통신 품질이 우수하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현재 미국 ‘스타링크’와 영국 ‘원웹’은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과 관련해 ‘국경 간 공급 서비스 승인’ 절차와 ‘단말 적합성 평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국경 간 공급 서비스 승인 절차는 해외 기업이 국내 기간 통신사업자를 거쳐 통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당국의 승인을 얻는 것을 말한다. 단말 적합성 평가는 안전한 사용을 위해 전자파 기준 등을 만족하는지 평가하는 절차다.
두 절차를 마치면 원웹과 스타링크는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한 당국의 승인을 모두 얻게 된다.
한화시스템은 국내 기간통신 사업자로 ‘원웹’의 한국 내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을 수행한다. 2021년 원웹 지분 8.81%를 3억 달러(당시 환율 3450억 원) 취득한 뒤, 2023년 위성통신 유통·공급계약 체결을 체결하며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 진출을 준비해왔다.
위성통신 단말기의 가격과 서비스 요금은 기존 국내 통신사의 인터넷 서비스보다 높은 수준이 될 전망으로, 회사 측은 우선 한국 군을 대상으로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회시스템은 2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해양방산전시회 MADEX 2025에서 해군의 미래 유·무인 복합체계에 최적화한 '군용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을 선보였다.
회사는 2024년 10월 저궤도 위성용 ‘위성 간 레이저통신(ISL)’ 장비를 개발하기도 했다.
또 지난 3월 과기정통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함께 ‘6G 저궤도 위성통신 시스템 기술’ 개발에 나서는 등 저궤도 위성통신 분야의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6G 저궤도 위성통신은 5세대(5G)보다 50배 빠른 전송속도, 10배 빠른 이동통신을 저궤도 통신위성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지상·해상·공중 등 시공간의 제약없이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 한화시스템은 방산, ICT 부문을 이을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우기 위해 2020년대 이후 1조 원에 육박하는 투자를 단행했는데, 이 가운데 위성사업이 가장 먼저 결실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저궤도 위성 개념도. <한화시스템> |
저궤도 통신위성 서비스 사업이 출범을 앞두면서 한화시스템의 신사업 가운데 ‘위성 사업’이 가장 먼저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는 군사용 위성통신체계, 초소형 SAR 감시정찰 위성 등 방산 인공위성 사업해왔는데, 이를 더 키우기 위해 2020년부터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기업 ‘원웹’, 위성통신안테나 제조사 ‘한화페이저’, ‘카이메타’ 등에 투자했다.
회사는 2021년부터 위성(저궤도 위성통신·위성통신 안테나제조),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디지털플랫폼(블록체인·인공지능·클라우드) 등 분야에 1조 원 가량의 자금을 투입했다. 이 가운데 위성 부문 투자액은 4857억 원으로 가장 많다.
투자금은 2021년 1조16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했는데, 당시 회사는 위성사업 매출 목표를 2025년 1조1천억 원, 2030년 5조8천억 원으로 각각 제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과기정통부의 저궤도 위성 서비스 승인절차를 마친 뒤 세부 서비스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