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영호 셀트리온제약 대표이사가 셀트리온제약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제품경쟁력 강화와 위탁생산 확대 등에 힘을 주고 있다. 하지만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ESG 측면에서의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픽 씨저널> |
[씨저널] 유영호 셀트리온제약 대표이사가 잠정 중단된 셀트리온제약과 셀트리온 합병의 밑거름을 만들 수 있을까.
셀트리온그룹은 2023년 8월 사업구조 단순화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셀트리온과 세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의 3사 합병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셀트리온 측 주주들의 반대의견이 많아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사이 합병만 성사됐고 셀트리온제약과 합병은 잠정 중단됐다.
유 대표는 셀트리온제약의 기업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아 합병이 무산된 만큼 성장동력을 확보에 집중해 실적을 끌어올려야 할 뿐만 아니라 경영투명성 문제도 해결해 기업가치를 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 경영투명성과 지배구조 문제 취약한 셀트리온제약
셀트리온제약은 한국ESG기준원으로부터 최하위권인 D등급을 받으면서 경영 투명성과 지배구조에 관한 심각한 문제를 보였다.
한국ESG기준원은 평가결과를 S, A+, A, B+, B, C, D 등 7개 등급으로 구분하는데 S등급이 가장 높고, D등급이 가장 낮다.
2024년 부여된 통합 D등급은 기업의 환경, 사회, 지배구조 측면에서 지속가능경영 체계가 부실함을 의미한다.
이는 궁극적으로 비재무적 리스크가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는 경고 신호로 읽힌다.
셀트리온제약은 이로써 2021년 C등급에서 2022년 D등급으로 떨어진 뒤 3년 연속 D등급을 받게 됐다. 상위 20위권 제약사 가운데 한국ESG기준원 평가에서 통합 D등급을 받은 업체는 셀트리온제약이 유일하다.
신뢰와 투명도가 한 기업의 기업가치의 한 축을 담당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상위권 제약사 중 셀트리온제약이 유일하게 최저등급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은 그 위상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셀트리온제약은 전담부서나 ESG위원회 관련 개선 계획도 아직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셀트리온은 2024년 ESG 통합 A등급을 획득하며 같은 그룹 내에서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셀트리온은 2022년부터 대표이사 직속 ESG 전담부서를 설립하고 이사회 내 ESG위원회까지 둬 체계적 거버넌스를 실천하면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도 매년 발간하는 등 투명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셀트리온 주주들이 셀트리온제약과 합병 과정을 반대했던 주된 이유는 기업가치에 대한 불신과 성장잠재력 측면에 있지만 경영 투명성 측면에서도 두 회사의 격차가 컸던 것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 경영투명성 결여와 지배구조 문제
더욱이 최고경영자(CEO)인 유영호 대표이사의 이력을 살펴보면 약학 전문가임에도 셀트리온제약의 본질적 문제를 뿌리부터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있다.
유 대표는 1965년생으로 셀트리온제약 케미컬제조부문장, 부사장 등을 거쳐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유 대표는 제조부문장을 거쳐오면서 평소 품질 중심의 경영철학을 강조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최근 포장규정 위반으로 인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제조업무 정지처분 1개월이 내려지는 등 현장 관리와 통제 시스템 운영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셀트리온제약이 회계 불투명성, 불성실 공시, 공정거래 관행 문제까지 복합적 경영 이슈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는 점도 유 대표가 풀어야 할 과제다.
실제로 셀트리온은 2023년 10월 한국거래소로부터 조회공시 답변에 오류와 중요사항을 기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을 받은 바 있다. 또한 2023년 2월에는 하청업체(수급사업자)에 대한 대금을 지연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 셀트리온제약 실적 반등 성과는 높이 평가받아
유 대표가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실적을 반등시키는 성과를 거둔 점은 높이 평가할만 하다.
셀트리온제약은 2025년 1분기 매출 1125억 원, 영업이익 107억 원을 거두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2024년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6%, 영업이익은 191% 증가했다.
2025년 1분기 영업이익률도 2024년 1분기와 비교해 5%포인트 향상된 9.5%를 기록했다. 인력확충과 연구개발비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수료 절감과 생산 내재화를 통해 이익률을 확대시킨 것이다.
특히 주력 사업인 케미칼과 바이오시밀러 부문의 매출이 각각 27%, 14% 두 자릿수 증가하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유 대표는 앞으로도 제품경쟁력 강화와 위탁생산 확대 등을 통해 매출 외형을 키우고 적극적 연구개발 투자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구상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 경영성과 및 기업가치 제고 과제
유영호 대표이사의 가장 큰 숙제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경영력 강화와 동시에 조직 내부의 투명성과 효율성 확충하는 것이다.
하지만 품질 중시 경영 의지가 현장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제조업무 정지 등 행정처분을 받고 있은 적이 있으며 공시와 거래상의 문제가 발생한 것은 풀어야할 과제로 꼽힌다.
재계에서는 유영호 대표가 경영자로서 리더십을 보여 이를 극복해야 셀트리온제약의 기업가치가 오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앞으로 셀트리온제약이 경쟁사 대비 뒤처진 ESG 대응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ESG 전담조직 설치, 이사회 내 ESG위원회 신설, 투명한 정보 공개 및 주주와의 적극적 소통을 이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