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의 중형 전기 SUV 모델Y 주니퍼. <테슬라> |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신차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올해 1분기 국내 전기차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각 브랜드들마다 SUV 신차로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베스트셀링카 모델에 이름을 올린 테슬라 모델Y도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내놓은 가운데 전기 SUV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자동차 판매량 상위권에 올라있는 완성차 기업들이 최근 전기 SUV 신차들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3만3482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1% 증가했다.
전기차 보조금 규모가 지난해보다 한 달 일찍 확정된 영향도 일부 있겠지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이 점차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각 기업들이 전기 SUV 신차를 내놓고 있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최근 SUV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읽힌다. 전기차 가운데 1분기에 가장 많이 팔린 모델도 기아 소형 전기 SUV EV3다.
현대자동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3년 반 만에 준중형 SUV GV60 부분변경 모델을 내놨다.
GV60은 제네시스에게 ‘아픈 손가락’이다. 제네시스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최초의 전기차이자 첫 전기 SUV지만 판매량이 저조하다. GV60은 지난해 국내에서 590대가 판매됐다. 부분변경 모델이 판매량 반등의 계기를 만들어줘야 하는 상황이다.
GV60 부분변경 모델이 가진 강점은 주행가능 거리다. 제네시스는 GV60 부분변경 모델에 84kWh(킬로와트시) 용량의 4세대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를 기존 451㎞에서 481㎞로 늘렸다.
전방 교통 흐름과 내비게이션 정보를 활용해 회생 제동량을 자동으로 조절해 전비를 높이는 스마트 회생제동 시스템 3.0과 27인치 통합형 와이드 디스플레이, 스피커 17개로 구성된 뱅앤올룹슨 고해상도 사운드 시스템, 돌비 애트모스 등도 적용됐다.
▲ 현대자동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준중형 SUV GV60 부분변경 모델. <제네시스> |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소비자 관심이 끄는 모델은 테슬라 중형 전기 SUV 모델Y 주니퍼다.
모델Y 주니퍼는 5년 만에 나오는 모델Y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모델Y가 지난해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1만8717대가 팔리며 베스트셀링카 모델에 이름 올린 만큼 주니퍼도 국내 출시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인기를 얻고 있다.
부분변경 모델임에도 외관이 눈에 띄게 바뀐 점이 특징이다. 전면부에 일자형 주간주행등(DRL) 적용했고, 전장은 47㎜ 길어졌다.
후륜구동 모델에는 62.5kWh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롱레인지 모델에는 78.4kWh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됐다. 롱레인지 모델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이 만들었다.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는 GV60 부분변경 모델보다 5㎞ 적은 476㎞다.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 시간(제로백)도 GV60이 앞선다. 제로백은 GV60이 4.0초, 모델Y 주니퍼가 4.8초다.
모델Y 주니퍼의 강점은 가격 경쟁력이다. 모델Y 주니퍼 후륜구동 모델 가격은 구형 모델Y 후륜구동 트림보다 700만 원 저렴한 5299만 원으로 책정됐다. 정부가 정한 전기차 보조금 전액 지원 대상인 5300만원 미만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GV60 부분변경 모델은 스탠다드 2륜구동 모델이 6490만 원이다.
▲ BMW의 쿠페형 전기 준중형 SUV iX2. < BMW코리아 > |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BMW코리아도 쿠페형 전기 준중형 SUV iX2 출시했다. iX2는 X2를 기반으로 만든 전기차다.
해외에서는 지난해 3월부터 판매를 시작했지만 국내에는 1년 늦게 들어왔다.
iX2에는 BMW 최신 운영체제인 BMW 오퍼레이팅시스템9이 적용됐다. BMW 헤드업디스플레이, 무선충전트레이, 하만카돈 사운드시스템 등이 기본으로 탑재된다.
중국 CATL사가 만든 64.7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했는데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는 350㎞로 짧은 편이다. 전륜구동 시스템으로 만들어졌으며 제로백은 8.6초로 GV60과 모델Y 주니퍼와 비교해 2배 정도 더 걸리는 수준이다.
다만 T맵 기반 한국형 BMW 내비게이션을 기본 탑재해 실시간 최신지도와 교통정보, 배터리 충전량 등을 파악해 경로를 안내한다는 점은 편리한 부분이다. 유튜브와 멜론, 스포티파이 등을 지원해 별도 연결 없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가격은 GV60 2륜구동 모델과 비슷한 6470만 원이다.
1kWh당 전비는 모델Y 주니퍼가 5.4㎞, GV60 5.1㎞, iX2가 4.8㎞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