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대형 고객사의 수주를 확보하면서 중대형배터리사업에서 실적을 만회할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SDI는 중국 전기차배터리 진입장벽 강화와 갤럭시노트7 단종 등의 악재에 눌려 있는데 이를 극복할 활로를 찾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가 중대형배터리 고객사를 계속 확보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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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남성 삼성SDI 사장. |
미국의 에너지전문기업 다이나파워는 삼성SDI의 중대형배터리를 공급받아 탑재하는 산업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신제품 개발계획을 발표했다.
ESS는 태양광발전 등으로 얻은 전력을 배터리에 저장한 뒤 쓸 수 있는 제품으로 친환경 에너지의 보급확대에 따라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TM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ESS시장규모는 지난해 24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다이나파워는 “글로벌 배터리 선두기업인 삼성SDI의 기술력을 우리의 솔루션에 적용할 수 있게 됐다”며 “빠르게 진화하는 ESS시장에 대응할 채비를 갖춰냈다”고 밝혔다.
다이나파워의 ESS 매출규모는 3년 연속 100%에 가까운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SDI는 단순히 배터리 공급사를 넘어 다이나파워와 에너지저장장치 기술개발에 이전부터 꾸준히 협력해왔다. 배터리 기술력의 발전가능성을 인정받은 셈이다.
최근 삼성SDI와 대규모 공급계약을 맺은 미국 전기차업체 루시드모터스 역시 삼성SDI와 차세대 배터리를 공동으로 개발해 탑재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삼성SDI가 단순히 배터리 공급사에 그치지 않고 업체들과 공동개발로 기술력을 확보하게 되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어 향후 추가적인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신규 고객사 수주가 중대형배터리 실적에 실제로 기여하는 규모도 클 것으로 보인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루시드모터스가 공급받을 삼성SDI의 전기차배터리는 1.74GWh(기가와트시) 규모로 추산된다”며 “올해 삼성SDI의 전체 중대형배터리 매출의 60%에 이르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장 연구원은 루시드모터스의 초기 생산량인 2만 대에 대당 87kWh(킬로와트시)의 배터리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해 이런 계산을 내놓았다. 하지만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는 대당 100~130kWh의 배터리가 탑재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런 관측을 놓고 볼 때 삼성SDI의 전기차배터리 수주 규모가 예상을 크게 뛰어넘을 수 있다. 또 에너지저장장치 공급확대와 추가적인 대형 고객사를 수주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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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SDI의 전기차배터리 솔루션. |
삼성SDI가 헝가리에 전기차배터리 공장 신설을 마무리하는 2018년에 맞춰 영업망을 강화하며 유럽 완성차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전기차 최대시장인 중국에서 정부 인증이 계속 미뤄지고 규제도 대폭 강화되며 고객사 확보에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전기차기업들이 보조금 중단을 우려해 삼성SDI의 배터리 탑재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를 공급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발화사고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소형배터리의 안전성을 고객사에 설득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대형배터리 수주에 성과를 내며 장기적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이런 악재를 충분히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 연구원은 “삼성SDI의 신규 고객사 확보는 중국 인증문제와 갤럭시노트7 사태로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실적 불안감을 안정시킬 수 있는 긍정적인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