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의 측근으로 문화계 이권에 개입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차은택씨의 변호인이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차씨의 변호인인 법무법인 동인의 김종민 변호사는 27일 오후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차은택씨는 광고회사 포레카 강탈시도 의혹과 관련해 최순실씨,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과 공모를 한 적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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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이 최순실 씨와 함께 국정농단의 핵심 인물인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을 비롯한 5명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한 2016년 11월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차은택씨 변호인인 김종민 변호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또 차씨가 측근인 이동수씨를 KT 광고담당 본부장에 채용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혐의와 관련해 추천한 것은 맞지만 안 전 수석과 공모해 압력을 행사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 변호사는 "최씨가 먼저 추천할 사람이 없냐고 물어 차씨가 이 전 본부장을 추천한 것은 맞다"면서도 "그러나 이후에 어떤 경위로 채용이 됐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는 공무원의 범죄인데 차씨의 범죄가 성립하려면 안 전 수석과 공모한 사실이 있어야 한다"며 "그러나 차씨는 이 전 본부장의 채용 과정에 안 전 수석이 개입한 사실을 최근 언론을 통해서 처음 알았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차씨가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차씨는 회삿돈 횡령은 전부 인정하는 입장이지만 다른 혐의는 견해를 달리해 법정에서 다툴 여지가 있을 듯 하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차씨가 고영태씨의 소개로 최순실씨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차은택씨는 지인 소개로 엔터테인먼트회사를 하고 싶어하는 고영태를 만났고 이후 이후 함께 일하면서 최순실을 만났다“고 밝혔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차은택씨는 최순실씨와 거리가 멀어졌다"며 "광고대행사인 플레이그라운드와 관련해 차은택씨를 최순실씨가 믿지 못해 배제됐다”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차씨가 최순실씨를 통해 김기춘 전 실장을 만났다는 의혹을 놓고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014년 4월~5월께 최순실씨가 여러 사업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차씨를 믿을 수가 없었던 것 같다”면서 "그러자 어느날 최씨가 어디를 가보라고 해서 갔더니 김기춘 전 비서실장 공관이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차씨가 2014년 6,7월 경 김 전 실장 공관에서 김 전 비서실장과 약 10분 정도 면담을 했다"며 "그 자리에는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당시 정성근 문체부 장관 내정자도 와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최순실을 모른다”고 주장했는데 차씨 측의 말이 맞다면 김 전 실장은 거짓말을 한 셈이다.
그러나 김 변호사는 최씨와 김 전 비서실장이 서로 아는 관계인지에 대해서는 “차씨는 어떤 경위로 연락됐는지는 모른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차씨와 최순실씨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장모 김아무개씨와 골프회동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우 전 수석이 민정비서관에 임명되기 전에 2014년 5월 우 전 수석의 장모 김씨가 최씨를 경기도 화성시 기흥컨트리클럽(CC)으로 초청해 함께 골프를 쳤는데 이 자리에는 차씨와 이화여대 교수 등이 함께 참석했다.
그는 ‘차씨가 박근혜 대통령을 독대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공식적 자리에서 만난 적은 있지만 독대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차씨는 모든 진실을 밝히고 수사에 협조하는 것을 기본입장으로 하고 있다"며 "앞으로 있을 국정조사와 특검수사 과정에서도 이런 입장은 일관되게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