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영 기자 lilie@businesspost.co.kr2024-10-16 15: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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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원종규 코리안리재보험 대표이사 사장이 재보험시장 확대 분위기 조성에 힘입어 하반기 실적 확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하면서 보험사들이 자본비율 관리 강화를 위해 공동재보험에 눈길을 돌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재보험 시장이 커지면 국내 시장에서 유일한 전업 재보험사 코리안리가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
▲ 원종규 코리안리재보험 대표이사 사장이 금리 인하로 공동재보험 가입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코리안리>
16일 보험업계와 신용평가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금리인하와 하반기 규제 강화를 맞아 보험사들의 자본비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나온다.
채영서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금리하락은 보험사 자본비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특히 보험사 부채평가에 적용되는 만기의 확대 같은 규제강화도 예정된 만큼 보험사 자본비율은 금리인하 뒤에도 떨어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보험사는 이자 수익을 얻는 채권, 수익증권 같은 안정적 자산이 평균적으로 8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해 기준금리 인하에 자본비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또 보험사 부채평가에 적용되는 만기가 길어지면 보험사의 금리 부담이 커져 자본비율 하락에 영향을 줄 공산이 크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이 자본비율 관리 수단으로 공동재보험 가입을 늘릴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사는 시장금리 하락 등으로 인해 자본이 감소하며 지급여력비율이 낮아질 수 있다”며 “이를 대비해 보험사는 공동재보험을 포함해 건전성 지표의 핵심인 자본비율관리 방안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공동재보험은 장기채권 매수, 만기 30년 국채선물 등과 함께 보험사가 자본비율 관리에 활용할 수 있는 주요한 수단 가운데 하나다. 재보험사와 계약을 맺은 개별보험사가 위험보험료뿐 아니라 저축, 부가보험료 등을 놓고 재보험에 드는 것을 말한다.
보험사가 가입기간이 긴 공동재보험에 가입하면 보험위험 외에 금리위험 등 다른 위험도 재보험사에 옮길 수 있어 계약자들에게 줘야 할 돈을 줄여 자본비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렇듯 보험사의 재보험 이용 확대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코리안리도 하반기 실적을 확대할 여지가 커지게 될 것으로 분석된다.
코리안리는 2023년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뒤 올해 상반기 실적이 후퇴한 만큼 원 사장에게 올해 하반기 실적 회복이 중요하다.
코리안리는 2024년 상반기 별도기준 순이익 1554억 원으로 1년 전보다 42.2% 줄었다. 코리안리는 이를 놓고 “2023년 상반기에 수익이 조기 인식되며 역기저 현상으로 올해 상반기 실적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공동재보험 계약 체결 등으로 수익이 발생해 상반기 실적 아쉬움을 덜어낸다면 원 사장으로서는 연간 실적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보험사들의 공동재보험 가입이 늘면 코리안리 하반기 실적도 상승할 수 있다.
공동재보험은 2023년 새 회계제도(IFRS17)와 새 지급여력비율(K-ICS) 도입에 앞서 보험사 자본관리 수단으로서 2020년 국내 시장에 도입됐다.
이를 대비해 원 대표는 2018년 공동재보험 전담팀을 설치, 2020년 칼라일그룹과 공동재보험 솔루션 공동개발에 착수하는 등 공동재보험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원 대표가 발 빠르게 공동재보험 사업에 나선 덕에 코리안리는 2022년 1월 2300억 원의 계약을 따냈다.
코리안리는 삼성생명과는 2023년 말 약 7천억 규모 공동재보험 계약을 맺은 것까지 포함하면 모두 1조2천억 원 규모 계약을 맺고 있다.
원 대표는 선제적으로 공동재보험 확대에 대비해 왔는데 관련 실적을 늘릴 호기를 맞게 된 셈이다.
원 대표는 1959년 서울에서 원혁희 전 코리안리재보험 회장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여의도고등학교와 명지대학교 졸업 뒤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코리안리재보험(옛 대한손해재보험공사)에 사원으로 입사해 뉴욕사무소장, 경리부 부장, 이사, 전무 등을 거치며 2013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