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이 수주가 부진해 내년에도 올해처럼 좋은 실적을 낼지 불확실하다.
한국항공우주는 4분기에 수주에 속도를 내려고 하지만 올해 세운 목표치를 달성하기가 사실상 쉽지 않아 보인다.
◆ 수주부진에 주가 맥 못춰
이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26일 “한국항공우주가 3분기에 사상 최대 영업이익률을 갱신하며 호실적을 냈지만 수주로 분위기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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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 |
한국항공우주는 3분기에 매출 8015억 원, 영업이익 940억 원을 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3.9%, 영업이익은 18.3% 늘었다. 군수부문에 반영된 충당금을 제외하면 영업이익률은 16.7%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3분기에 좋은 실적을 냈지만 한국항공우주 주가는맥없이 빠졌다. 한국항공우주 주가는 26일 전일보다 3500원(4.83%) 내린 6만9천 원에 장을 마감했다. 주가는 8월 말 8만7700원까지 올랐으나 이후 두달 가까이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항공우주가 올해 신규수주의 부진으로 내년 실적이 불확실하면서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항공우주는 올해 1~3분기까지 모두 1763억 원을 신규로 수주했다. 올해 세운 연간 목표치의 2.7%밖에 달성하지 못하는 초라한 성과를 냈다.
한국항공우주가 올해 안에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사업들이 발주처의 사정에 따라 본계약 체결시점을 미룬 탓에 수주규모가 급감한 것으로 파악된다.
수주가 부진할 경우 향후 매출규모가 줄어들어 외형성장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국항공우주의 올해 수주부진을 반영해 2017년과 2018년의 영업이익을 10% 낮춰 잡기도 했다.
NH투자증권과 한양증권은 한국항공우주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각각 1만1천 원, 1만 원 하향조정했다.
◆ “한국항공우주, 수주회복 가능성 열려있어”
한국항공우주가 4분기에 수주를 크게 늘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지윤 연구원은 “한국항공우주는 현재 상륙기동헬기와 수리온(한국형 기동헬기) 3차 양산에 대한 발주를 협상하고 있다”며 “완제기 수출에서도 2~3곳의 국가와 협의하고 있어 연말까지 최소 3조 원 정도를 수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해외헬기를 도입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항공우주가 올해 수리온 수주를 따내지 못하더라도 매출발생이 지연되는 정도의 효과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정비(MRO)사업자 선정이 올해 안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은 점도 한국항공우주의 수주회복에 보탬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나항공이 8월 말에 항공정비사업에서 발을 빼기로 결정하면서 한국항공우주는 사실상 이 사업을 수주할 유일한 사업자가 됐다.
한국항공우주는 항공정비 관련기술 이전계약을 취득한 뒤 11월 말까지 국토부에 항공정비사업자 선정 승인을 요청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항공정비사업의 적격성 심사를 엄격히 진행해왔는데 올해 말까지 사업자 선정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어 한국항공우주가 낭보를 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라크와 태국, 필리핀, 중동, 페루 등 해외수출과 관련한 수주는 국가별 예산이 수정된 탓에 일부가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성기종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국항공우주가 올해 모두 5조2천억 원을 수주해 목표치의 80%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