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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이르면 하반기 '배터리 구독 서비스', 반값 전기차 시대 열린다

김호현 기자 hsmyk@businesspost.co.kr 2024-07-03 16:2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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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이르면 하반기 '배터리 구독 서비스', 반값 전기차 시대 열린다
▲ 수요 부진에 빠진 전기차 업계가 전기차 대중화를 앞당기기 위해 배터리 수명과 가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배터리 구독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전기차 내부 투시도. <현대자동차 홈페이지 캡처>
[비즈니스포스트] 최근 수요 부진 늪에 빠지고 있는 세계 전기차 기업들이 높은 배터리 가격과 짧은 수명 문제를 넘어서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 가운데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배터리 구독 서비스’가 등장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배터리 구독 서비스는 자동차 제조사나 서비스 제공 기업이 배터리 소유권을 갖고, 소비자는 정기 구독료를 내고 배터리를 빌려쓰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는 원가에서 30~40%를 차지하는 비싼 배터리를 제외하고 저렴한 가격에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게 된다. 또 전기차 제조사는 전기차 판매량을 빠르게 늘릴 수 있고, 덩달아 배터리 제조사들도 짧은 수명이라는 걸림돌을 제거하고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업계는 배터리 구독 서비스가 침체하는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전기차 수요 부진이 예상보다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기차가 가진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사업모델이 세계 곳곳에서 잇달아 도입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배터리 구독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그룹은 우선 기아의 전기차 '니로 플러스' 택시 등 업무용 차량을 대상으로 지난해 7월부터 구독 서비스 사업모델을 준비해왔고, 현재는 실증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더 구체적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르면 올해 하반기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더해 그룹은 ‘배터리 전용 보험’까지 선보일 것으로 전해졌다. 정기 구독 서비스 중 사고나 고장 등이 발생할 경우 추가 비용부담 없이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룹 관계자는 “현재 서비스 실증 단계에 들어갔으며, 마무리가 되면 다양한 활용 방안이 나올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서비스 시작 목표 시기는 올해 하반기이지만, 내년까지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에서 배터리 구독 서비스가 가능해지려면 현행 '자동차관리법' 개정이 필요하다. 법은 배터리를 자동차와 소유권이 연결된 제품으로 인식해 배터리만 따로 떼어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정부는 이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해부터 관련 법 개정 작업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이르면 하반기 '배터리 구독 서비스', 반값 전기차 시대 열린다
▲ 현대차그룹은 그룹은 기아의 전기차 '니로 플러스' 택시 등 업무용 차량을 대상으로 지난해 7월부터 배터리 구독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기아 전기차 2024 니로 플러스 모습. <연합뉴스>

전기차 수요 침체와 대중화 지연에는 배터리 문제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5천만 원 짜리 전기차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원가 비중이 약 40%로 2천 만원에 달하는 등 높은 가격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또 현재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주로 생산하는 삼원계 배터리 수명은 7~8년에 그치고,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주로 생산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수명은 10년 안팎에 그친다.

이마저도 운전자의 주행습관과 충방전 횟수에 따라 수명이 더 빠르게 단축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전기차를 구매해 타다가 5년 뒤쯤 중고차로 내놓으면, 배터리 수명이 3~4년밖에 남지 않은 차를 사려는 사람이 드물어져 제대로 중고차 값을 받기 힘들어진다. 

이같은 배터리의 근본적 문제가 전기차 대중화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전기차 배터리 정기 구독 서비스는 이같은 근원적 문제를 단박에 해결, 전기차 대중화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의 6천만 원 짜리 아이오닉6 전기차를 서울에서 구매한다고 하면,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 약 800만 원을 받고 배터리 값 약 2200만 원을 제외하면 반값인 3천만 원에 구입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정기 구독료를 납부해야 하지만, 소비자로선 구매 부담을 낮출 수 있고 배터리 수명과 중고차값 걱정없이 전기차를 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최근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내년 순수 전기차 출시를 앞둔 페라리가 '배터리 구독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페라리가 배터리 구독료로 연간 7500달러(약 1043만 원)를 받기로 했으며, 하이브리드와 순수 전기차 배터리의 관리·무상 교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페라리는 정기 구독료를 내는 전기차 차주에게 8년 후에 수명이 다 된 배터리를 무상 교체해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배터리 구독 서비스는 소비자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고, 안정적 수익원을 모색하려는 페라리 최고경영자(CEO) 베네데토 비그나의 광범위한 전략의 일부”라고 보도했다.

현대차그룹과 페라리 외에도 이탈리아 이륜차 전문 기업인 피아지오는 앞서 지난 5월 인도 시장에서 현지 삼륜차를 대상으로 배터리 구독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피아지오는 또 구독 서비스 이용자에 사용 기간에 따라 구독료를 할인해주는 것은 물론 장기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면 구독료를 아예 내지 않아도 되는 사업 모델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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