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설경구씨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돌풍’을 통해 23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한다. 돌풍 스틸컷. <넷플릭스> |
[비즈니스포스트] 배우 설경구씨가 23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하지만 흥행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송강호씨가 데뷔 34년 만에 처음으로 도전한 드라마인 ‘삼식이 삼촌’은 흥행에 실패했고 최민식씨가 25년 만에 출연한 드라마인 ‘카지노’는 인기를 모았다.
2000년대 충무로 연기파 3인방으로 묶이는 최민식씨, 송강호씨, 설경구씨지만 드라마 흥행에 있어서는 희비가 엇갈린다.
27일 콘텐츠업계에서는 설경구씨가 출연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돌풍’이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드라마 돌풍은 세상을 뒤엎기 위해 대통령 시해를 결심한 국무총리와 그를 막아 권력을 손에 쥐려는 경제부총리의 대결을 그렸다. 12부작으로 28일 전편이 공개된다.
배우 설경구씨가 국무총리 박동호, 김희애씨가 경제부총리 정수진, 김미숙씨가 대통령비서실장 최연숙을 연기한다, 김홍파씨는 대통령 장일준역을 맡았다.
제작진은 국무총리 역할을 한석규씨에게 먼저 제안했지만 한석규씨는 ‘낭만닥터 김사부3’ 촬영 일정과 겹쳐 사양했다.
국무총리역은 설경구씨에게 돌아갔다. 설경구씨는 영화계에서 ‘박하사탕’, ‘실미도’, ‘그놈 목소리’, ‘해운대’, ‘감시자들’ 등 수많은 흥행작품을 남겼지만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은 23년 만이다.
23년 전에도 일본 NHK 사극 ‘쇼토쿠 태자’에 잠깐 출연했을 뿐 한국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은 1995년 SBS ‘코리아게이트’ 이후 29년 만이다.
설경구씨처럼 오랜만에 드라마에 출연해 흥행에 성공한 배우가 있다. 바로 최민식씨다.
최민식씨가 25년 만에 출연한 드라마인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가 인기를 모으면서 디즈니+ 월간활성사용자 수가 크게 늘기도 했다.
설경구씨도 연기력으로는 욕할 것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 배우기 때문에 29년 만에 출연한 드라마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에 대해 기대하는 목소리가 많다.
돌풍이 시청자들의 기대를 받고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박경수 작가가 대본을 썼다는 점이다.
박경수 작가는 권력 3부작으로 불리는 SBS ‘추적자 더 체이서’, ‘황금의 제국’, ‘펀치’의 극본에 이름을 올렸다. 촬영 직전에 대본을 넘겨주는 쪽대본으로 유명하지만 그럼에도 완성도 높은 작품을 써왔다는 평가가 많다.
이번에는 넷플릭스와 일하면서 사전제작 형식으로 돌풍을 촬영했기 때문에 사전제작 드라마에서는 어떤 완성도를 보여줄지에 대해서 팬들의 기대가 크다.
드라마 내용이 내용인 만큼 국내 정치 상황과 맞물려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을 가능성도 있다.
▲ 2000년대 충무로 연기파 3인방으로 묶이는 최민식씨(왼쪽), 송강호씨(오른쪽), 설경구씨 가운데 최민식씨가 25년 만에 출연한 드라마인 ‘카지노’는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송강호씨가 데뷔 34년 만에 처음으로 도전한 드라마인 ‘삼식이 삼촌’은 기대한 만큼 성적을 내지 못했다. |
일각에서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는 의견도 나온다. 흥행에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흥행 실패 가능성을 열어 두는 사람들이 예로 드는 것이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이다.
삼식이 삼촌은 송강호씨가 데뷔 34년 만에 처음으로 도전한 드라마다. 송강호씨에 대해서는 한국 역사상 최고의 연기력을 가졌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기 때문에 공개 전부터 흥행은 보장된 듯한 분위기였다.
송강호씨는 영화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 ‘관상’, ‘변호인’, ‘택시운전사’, ‘기생충’ 등 수많은 흥행작에 주연으로 이름을 올렸다.
2022년에는 영화 ‘브로커’를 통해 우리나라 최초로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송강호씨가 주연을 맡은 작품들 가운데 ‘1천만 영화’만 네 편이다. 지금까지 극장으로 불러들인 관객들을 모두 합치면 1억1777만 명이다.
하지만 드라마는 영화와 달랐다. 삼식이 삼촌은 디즈니+로서도 흥행이 절실한 작품이었지만 흥행에 실패하면서 조용히 막을 내렸다.
송강호씨, 변요한씨, 이규형씨, 서현우씨, 주진모씨, 유재명씨 등 연기력이 검증된 배우들을 내세웠음에도 시청자들에게 외면당한 것이다.
넷플릭스도 삼식이 삼촌을 내놨던 디즈니+와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돌풍의 흥행이 간절하다는 얘기다.
넷플릭스는 최근 이렇다 할 오리지널 시리즈 흥행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고는 하지만 2위인 티빙과 월간활성사용자 수(MAU) 차이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20~30년 만에 드라마에 도전한 최민식씨, 송강호씨, 설경구씨는 2000년대 충무로 연기파 3인방으로 묶이는 배우들이다.
세 명 가운데 마지막으로 시청자들 앞에 서는 설경구씨는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관심이 모인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