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윤주 기자 yjbae@businesspost.co.kr2024-06-18 17:24:36
확대축소
공유하기
▲ 박세리(왼쪽) 박세리희망재단 이사장과 법률대리인 김경현 변호사가 18일 오후3시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쉐어 삼성코엑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세리희망재단의 박세리씨 부친 박준철씨 고소와 관련한 입장을 발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재단 명의로 부친 고소 결정을 내리게 된 건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후배 양성의 꿈을 이루기 위한 결단이었습니다.”
'골프스타' 출신 박세리 박세리희망재단 이사장은 18일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쉐어 삼성코엑스센터에서 열린 ‘박세리희망재단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고소 관련 기자회견’에서 재단 측이 부친 박준철씨를 고소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 이사장과 재단측 법률대리인 김경현 변호사가 참석했다.
박세리희망재단은 2023년 9월 박준철씨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고소했다.
박준철씨가 한 업체로부터 전북 새만금 지역에 국제골프학교를 설립하는 사업에 참여할 것을 제안받고 재단 도장 등을 위조해 사업 참가 의향서를 제출한 것을 문제삼은 것이다. 이 사건은 2024년 5월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와 관련해 박세리희망재단은 “재단의 의사결정은 등기이사회의를 거쳐 진행되며 개인의 판단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박세리희망재단의 이사장이 박세리씨인 만큼 재단의 박준철씨에 대한 고소는 곧 박세리씨 본인이 부친을 고소한 것과 같은 모양새라는 시각이 많았고 부녀 갈등과 관련해 여러 의혹들이 증폭돼 왔다.
이에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이다.
김 변호사의 박세리희망재단 설립목적과 후원사업, 이번 사건 개요에 대한 설명이 이뤄진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박세리씨는 기자들의 질문에 직접 답하며 입장을 전했다.
박세리 이사장은 먼저 “죄송하다. 사실인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어 말하려고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먼저 부녀갈등과 무관한 문제였냐는 질문에 대해 박 이사장은 “전혀 무관할 수는 없다. 오랫동안 문제가 이어져 왔던 건 사실이다. 그러나 아버지와 딸 사이에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건 어느 가족이나 같다. 나도 아버지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해결해야 하는 범위가 점점 커져 (재단에서) 고소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선 “언론에서 내가 알지 못했던 부분까지도 문제를 드러내고 있어 오해가 생기는 것 같다"며 "오랜 선수생활을 마치고 2016년 은퇴해 한국에서 회사를 운영하며 개인적인 삶의 목표를 갖고 살아왔다. 그런데 이런 일(재단의 부친 고소로 언론에 회자되는 일)로 인해 꿈을 이루는 것에 방해가 된다는 생각에 입장을 확실히 전하고자 기자회견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박세리씨(사진)가 18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박세리희망재단이 부친 박준철씨를 고소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막을 수는 없었냐는 질문에 박 이사장은 눈물을 글썽거리며 한참을 머뭇거리다 “나는 눈물이 안 날 줄 알았다. 화도 너무 나고”라며 답변을 이어나갔다.
박 이사장은 “막을 수 없냐고 물어보셨죠. 막았죠. 막았고 반대했고. 그런데 아빠와 나의 의견이 전혀 달랐다. 아빠 의견에 찬성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아빠는 본인의 길을 선택했고 나도 나의 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난 아빠 길을 만들어 드린거고 이게 해 드릴 수 있는 최선이었다. 난 앞으로 갈 길이 확고히 정해져 있는 사람이다. 가족이라도 아닌 건 아닌거고 그 아닌 것에 대해 확실히 하고 가야 현 시점에서 단단히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사회에서 본인과 비슷한 일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한 마디 해달라는 요청에 박 이사장은 “나는 이번 일로 인생의 큰 교훈을 얻었다. 아직 살아갈 날이 더 많고 해야할 일이 많다. 앞으로도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대답헀다.
기자 회견 말미에 김 변호사는 “부친 박준철씨가 박세리씨인 것처럼 문서 위조한 게 이 사건의 핵심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 없는 사건은 다루지 말아달라”며 “사실과 무관한 기사와 관련해선 법적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