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로템이 제작하는 우즈베키스탄 고속철도차량 조감도. <현대로템> |
[비즈니스포스트] 국산 고속철도차량이 사상 처음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현대로템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민관 합동으로 우즈베키스탄 철도청(UTY)이 발주한 2700억 원 규모의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공급 및 유지보수 사업을 수주했다고 14일 밝혔다.
국내의 KTX-이음(EMU-260)과 유사한 이번 고속차량은 250km/h급 동력분산식 차량으로 총 6편성이 공급되며 편성당 6량이 아닌 객차 한 칸이 추가된 7량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좌석은 모두 389석이다.
현대로템에 따르면 이번 고속차량에는 우즈베키스탄 철도 환경에 최적화한 맞춤형 설계도 이뤄진다.
현지에선 한국처럼 표준궤(1435mm)가 아닌 궤도 폭이 넓은 1520mm 광궤를 사용하는 만큼 이에 적합한 광궤용 대차가 적용되고 현지 전력에 호환되는 동력 장치도 탑재된다.
우즈베키스탄의 역사 플랫폼 높이가 200mm로 낮은 점을 고려해 차량 내 계단도 설치된다.
이번 고속차량은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부하라(590km) 구간과 개통 예정인 부하라~히바(430km) 구간, 미스켄~누쿠스(196km) 구간 등 총 1216km에 달하는 노선에 투입된다.
이번 수주는 앞으로 국산 고속차량의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국내에만 국한됐던 고속차량 제작·운영 실적이 해외로 확장되면 추후 국제 입찰에서 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속차량 국산화는 해외 수출을 장기적 목표로 삼고 착수해 약 30여 년 동안의 연구개발과 안정화 단계를 거듭하며 2조7천여억 원 이상의 자본이 투입됐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고속차량 국산화 성과가 해외에서도 우수성을 인정받게 돼 자랑스러우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최근 국내 KTX-청룡 개통에 이어 우즈벡에서도 국산 고속차량이 현지 시민들의 교통 편의 개선에 기여할 수 있도록 사업 완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