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하원 법사위원회의 해리엇 헤이그먼 공화당 의원(왼쪽)과 감독 및 책임 위원회 위원장인 제임스 코머 의원이 11일 워싱턴 국회의사당에 자리해 메릭 갈런드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준비하는 의회 모독 결의안 관련 증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공화당 중심의 하원 위원회에서 월스트리트 금융사들이 기업들에 탄소배출 감축을 강요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펴냈다. 위원회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반독점법 위반 여부를 따져야 할 수도 있다.
11일(현지시각) 로이터는 미 하원 법사위원회가 같은 날 펴낸 보고서를 인용해 “월스트리트와 좌파 기후 단체들이 기업에 탄소 배출량을 저감하라고 강요했다”라고 보도했다.
블랙록이나 스테이스 스트리트 등 자산관리사들이 출시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펀드와 같은 금융 상품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강요 행위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금융업체들이 자신들에게 투자받는 기업의 이사를 해임하는 등 인사에 개입하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근거도 제시됐다.
보고서는 ‘기후 카르텔’ 이라는 단어까지 사용하며 비판 수위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업체와 기후 관련 기관 그리고 기업들이 독점을 위해 의도적으로 담합한 것 아니냐고 지목한 것이다.
보고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기후 카르텔의 공모 행태를 조사해 독점 금지법으로 막았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라며 행정부에까지 비판 범위를 넓혔다. 다만 이번 보고서는 임시적 성격으로 법사위 차원의 추가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와 달리 정부를 옹호하는 정치권 여론도 있다. 보고서를 펴낸 법사위 소속인 제롤르 내들러 민주당 의원은 독점 금지법이 기후 변화와 관련한 위험을 막기 위해 민간 투자자들이 협력하는 것을 막지는 않는다는 내용의 입장을 냈다.
여당인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하고 있어 ESG 투자를 반대하는 내용의 법안이 통과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다만 로이터는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이번 보고서에 담긴 내용이 현실화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