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보바스기념병원을 인수해 기업 이미지 개선과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하고있다.
보바스기념병원은 노인요양전문병원으로 재활치료에도 국내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
|
|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17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가 보바스기념병원 본입찰에서 인수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호텔롯데는 13일 진행된 늘푸른의료재단(보바스기념병원 운영주체) 본 입찰에서 경쟁업체 3곳보다 높은 금액을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에 성공하면 보바스기념병원의 운영주체인 늘푸른재단의 이사회 구성권을 갖게 돼 사실상 경영권을 행사 할 수 있다.
신 회장은 구속 위기를 모면하고 처음으로 시도하는 인수합병(M&A) 대상으로 비영리재단인 보바스기념병원을 택했다.
신 회장은 최근 롯데그룹의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해 부정적 이미지를 쇄신하는 데 힘을 쏟고 있는데 보바스기념병원 인수 역시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보바스기념병원이 노인요양과 재활치료 등에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공익차원에서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텔롯데가 보바스기념병원을 인수하게 되면 임금체불 상태에 놓인 병원 직원들과 상거래 채권자들도 구제하게 면도 있어 기업이미지 쇄신에 보탬이 될 수 있다.
보바스기념병원 인수는 사업적 측면에서도 롯데그룹에 의미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기업들이 실버산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며 “호텔롯데의 보바스기념병원 인수 역시 롯데그룹의 실버산업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일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실버사업 진출을 위해 그룹 정책본부에서 수도권 실버타운 조성 사업을 검토한 적이 있다.
국내 실버산업 시장규모는 2012년 27조4천억 원에서 2020년 72조8천억 원으로 연평균 13%가량 급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이 향후 의료영리화에 대비해 영리의료법인을 세우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이번 인수를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영리의료법인이란 투자자로부터 자본을 투자 받아 병원을 운영하고 이를 통해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다시 돌려주는 주식회사 형태의 병원을 말한다.
|
|
|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노인요양 전문병원 '보바스기념병원'. |
현행법상 의료기관 개설 주체는 의료인과 비영리법인으로 제한돼 있지만 의료서비스 개선 등을 내세우며 영리의료법인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호텔롯데가 이번 인수에 성공하면 이사회 구성권을 갖게 되는 만큼 이사회 의결을 통해 정관을 개정해 병원 산하에 영리 자회사를 설립한다거나 롯데푸드 등 식품계열사에 병원음식을 납품하게 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
정부가 2013년 발표한 ‘제4차 투자활성화 대책’에 따라 병원도 영리 자회사를 둘 수 있게 됐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보바스기념병원 인수가 확정된 상태가 아니라 말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며 “병원을 인수할 경우 사회공헌 확대라는 큰 틀에서 운영 방식이 결정될 것이며 실버산업 진출 등 신사업과 관련해서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