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 주가가 맥을 못추고 있다. 한국전력은 향후 영업이익이 감소세에 들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이어지면서 주가가 최근 연초 수준까지 하락했다.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곧 누진제와 요금제도 개편 등과 관련한 대책을 발표하는데 한전의 영업이익 감소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관측된다.
◆ 한전 주가, 원료구입비 상승 등 악재에 시름
신지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한국전력은 국정감사 기간에 요금인하 압박을 받는 등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며 “석탄가격 상승과 근본적인 규제환경의 변화 등도 한전의 주가하락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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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 |
한국전력 주가는 11일에 5만 원을 기록하며 올해 최저수준까지 하락했다. 한국전력 주가는 9월23일만 해도 6만 원이었는데 국정감사 기간에 접어들면서 3주 동안 주가가 16%나 빠졌다.
정부가 한국전력의 전기요금 총괄원가를 공개하겠다고 밝힌 점이 주가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9월 말 국정감사에서 “한국전력의 전기요금 총괄원가를 최종적으로 검증, 확정해 적절한 시기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총괄원가는 한국전력과 발전자회사들이 전력을 생산하거나 판매하면서 발생한 원가에 적정이윤을 합한 것으로 전력공기업의 수익내역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비밀자료다. 이것이 공개될 경우 한국전력이 과도한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는 여론의 비판이 거세져 요금인하에 대한 요구가 더욱 커질 수 있다.
전력생산의 원료로 사용되는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의 가격이 최근 오름세를 나타나면서 한국전력의 영업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불안감도 주가를 끌어내린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신 연구원은 “한국전력은 최근 국제유가의 반등과 석탄가격의 급등에 따라 향후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한국전력의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12조8천억 원에서 11조9천억 원으로 조정한다”고 말했다.
◆ 조환익, 수익성 방어에 안간힘
조환익 사장은 당분간 한국전력의 영업이익을 하락시킬 수 있는 악재를 최소화하는 데 온 힘을 쏟을 것으로 관측된다.
조 사장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누진제도의 불합리한 부분을 개선하는데는 동의하지만 완전 폐지하는 것에는 반대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조 사장은 당시 “전기를 과도하게 많이 쓰는 사용자들을 위해서라도 누진제는 필요하다”며 “현재 누진단계에서 급격하게 요금이 올라가는 문제만 해결하면 된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일각에서 유가하락 등 연료구입비를 절감한 비용을 전기요금에 반영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전기요금에서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28%로 떨어져 과거처럼 연료비연동제를 절대적으로 검토할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새누리당과 정부가 주축이 된 전기요금 당정 TF(태스크포스)는 한국전력의 원가자료를 입수한 뒤 공청회를 거쳐 11월 안에 구체적인 전기요금 누진율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용 전기요금을 정상화하는 등 전기요금체계의 개편방안도 연말까지 마련한다.
한국전력 주가는 17일 직전 거래일보다 1300원(2.52%) 오른 5만2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