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가 최근 3년 동안 7조 원에 가까운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석유공사의 부실경영과 부채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기획재정부에서 제출받은 ‘공공기관의 순이익 및 적자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3년 동안 6조8272억 원의 적자를 냈다. 특히 지난해 4조5천억 원으로 사상 최대의 적자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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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래 한국석유공사 사장. |
이 의원은 “공공기관의 방만한 경영을 적발해 시정을 요구해도 이들을 관리감독하는 기획재정부가 제재방안을 마련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다”며 “석유공사 등 적자규모가 과다한 공공기관에 대해 사업재편 등 강도높은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석유공사는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방만한 경영으로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이찬열 더민주 의원은 4일 “석유공사가 사전에 충분한 검토없이 무려 58억 원을 들여 수영장을 만들어 예산이 낭비됐다”며 “해외사업으로 수조 원을 날리는 석유공사가 이 돈은 그저 푼돈이라고 여긴 것인데 이게 바로 방만경영”이라고 지적했다.
석유공사는 울산 중구청의 요청으로 2014년 58억 원을 들여 지역주민 개방용으로 사옥 안에 수영장을 만들었다. 하지만 중구청과 입장 차이로 준공된 지 2년이 다 돼가는 지금도 아직 문을 열지 못했다.
당초 중구청에 수영장을 위탁해 개장하려고 했지만 중구청은 수탁운영 조건으로 운영적자 보전을 공사에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석유공사의 부채 해결에 국회와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훈 더민주 의원이 석유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석유공사 중장기 재무재표’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2015년 말을 기준으로 영국 다나페트롤리엄, 캐나다 하베스트에너지, 미국 앵커홀딩스 등 5개 자회사의 손실이 2조6천억 원이나 됐다.
더욱이 이 5개 자회사의 순손실은 앞으로 더 늘어나 2020년까지 1조3766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부채비율도 매년 늘어나 2020년까지 5년 동안 자회사에 들어가는 이자비용만 7573억 원으로 추산됐다.
김정래 석유공사 사장은 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매년 1조 원가량의 자금이 필요해 정부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지만 253억 원 정도만 배정받았을 뿐”이라며 “지금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2020년에는 부채비율이 112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훈 의원은 “석유공사 등 자원공기업들이 이자비용도 감당하기 힘든 처지에 놓였는데 정작 산업통상자원부는 나몰라라 하고 있다”며 “국회 차원에서 자원개발특위를 구성해 사업에 하나하나에 대한 실사평가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채희봉 산자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석유공사는 자구노력과 자산구조조정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며 “ 정부가 100% 지분을 보유한 만큼 적극적으로 부채감축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