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 현대카드 겸 현대캐피탈 부회장이 현대카드의 디지털 금융사업에서 빅데이터 수집보다 활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대카드는 온라인 간편결제 ‘페이샷’의 제휴 쇼핑몰에 쿠팡과 위메프, 현대홈쇼핑, 홈플러스몰, GS샵, AK몰 등 9개 쇼핑몰을 추가했다고 1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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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태영 현대카드 겸 현대캐피탈 부회장. |
이를 통해 페이샷은 매출 기준으로 국내 상위 온라인쇼핑몰 20곳 가운데 16곳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페이샷은 ‘락&리밋’과 ‘가상번호서비스’에 이은 네 번째 ‘디지털 현대카드’서비스인데 정 부회장이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디지털 금융사업이다.
정 부회장은 사업영역을 넓혀 많은 빅데이터를 모으기보다 정밀한 분석을 통해 고객에게 실제로 필요한 디지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페이스북에서 "빅데이터의 흔한 오류는 많이 쌓여있는 데이터를 더 정밀하게 분석하겠다는 생각“이라며 ”많은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아닌 핵심적 데이터를 추려낸 뒤 그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구하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 부회장은 카드업계 최초로 알고리즘부서를 만들었다. 다른 카드회사들이 빅데이터부서를 만들고 있는 것과 다른 행보다.
현대카드의 알고리즘부서인 ‘알고리즘 디자인랩’은 고객의 구매성향을 인공지능(AI)를 활용한 알고리즘으로 풀어내 고객의 요구에 맞는 디지털 서비스를 찾는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빅데이터를 풀어내는 과정이 디지털사업의 기반”이라며 “알고리즘 디자인랩은 이런 역량을 기초부터 단단하게 쌓아올리는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이 오너이기 때문에 다른 카드회사보다 장기적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른 카드회사들은 경쟁적으로 핀테크와 O2O사업에서 단기적으로 성과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현대카드는 장기적 디지털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O2O사업에 진출할 뜻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O2O사업을 통해 고객정보를 많이 수집하기보다 이미 모은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디지털 금융사업에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O2O사업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O2O사업 선점이 중요하다고 판단됐다면 이미 시작했을 것”이라며 “그런 부분은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