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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음담패설로 몰락, 힐러리 미국 대선 승리 '따 놓은 당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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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9일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워싱턴대학에서 미국 대선 2차 TV토론을 하고 있다. |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
영국 BBC방송은 미국 대선후보 2차TV토론 결과를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영화제목을 인용해 이렇게 표현했다. 미국 주요 언론들도 ‘역사상 가장 추악한 토론’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대결구도는 진흙탕 싸움을 방불케 한 2차 토론을 거치면서 힐러리의 대세론이 한층 굳어진 양상을 보이고 있다.
11일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힐러리는 9일 오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교에서 진행된 2차 TV토론 이후 트럼프와 지지율 격차를 두자릿수로 벌린 것으로 나타났다.
NBC뉴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이 TV토론 이후 발표한 전국단위 여론조사에서 힐러리는 46%의 지지율로 트럼프의 35%를 11%포인트로 앞질렀다.
미국 대선의 판세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되는 1,2차 TV토론에서 힐러리가 사실상 승기를 굳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부동층 유권자뿐 아니라 공화당지도부조차 트럼프에게 등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 1인자로 꼽히는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사실상 트럼프지지 철회했고 공화당 가문인 부시가의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손녀 로렌 부시도 공개적으로 힐러리 지지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는 막말에 가까운 독설도 서슴치 않으며 기성정치에 염증을 느끼고 변화를 갈망하는 유권자들에게 신드롬에 가까운 지지를 얻어냈다. 공화당 후보로 힐러리의 대항마로 급부상했지만 트럼프의 몰락을 부른 것도 결국 ‘입’이었다. 음담패설 발언이 담긴 녹음테이프가 공개되면서 수세에 내몰린 것이다.
2차 TV토론에서도 음담패설을 둘러싼 두 후보간의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트럼프는 “그냥 라커룸에서 이야기한 것 뿐”이라며 사과하기도 했지만 빌 클린턴의 과거 성추행 사건을 들먹이며 역공세를 펼쳤다.
그는 또 이메일스캔들 관련 비판을 하면서 대통령이 되면 힐러리를 감옥에 보낼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미국 대선은 앞으로 1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이변이 없는 한 힐러리의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힐러리는 9일 기준 26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돼 당선에 필요한 매직넘버까지 불과 10명을 남겨놓고 있다. 선거분석사이트 프린스턴 일렉션 컨소시엄은 2차 TV토론 이후 클린턴의 당선확률이 9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힐러리가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무장관 시절 이메일 스캔들 등 유권자들의 힐러리에 대한 불신도 상당하고 벼랑 끝에 몰린 트럼프가 추가적인 폭로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글로벌금융시장은 힐러리의 당선에 우호적인 모양새다.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보복관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탈퇴 등 강경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미국 증시도 국제유가 급등과 2차 TV토론 결과 힐러리의 우세소식이 알려진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해 상승장으로 마감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8.55포인트(0.49%) 상승한 18,329.0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9.92포인트(0.46%) 오른 2163.66에, 나스닥 지수는 36.26포인트(0.69%) 상승한 5328.67에 마감했다.[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