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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자율주행기술 경쟁력 자신감, 수익화로 ‘AI 기업’ 위상 되찾기 나서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4-04-24 15:3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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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자율주행기술 경쟁력 자신감, 수익화로 ‘AI 기업’ 위상 되찾기 나서
▲ 테슬라 슈퍼컴퓨터 '도조'의 참고용 이미지. <테슬라>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가 ‘자율주행(FSD)’ 분야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익원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테슬라는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에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면서 성장성에 의문을 제기받았는데 이번 FSD 사업 관련 발표를 통해 시장의 기대감을 채울지 주목된다.

23일(현지시각) 테슬라는 1분기 실적발표 뒤 콘퍼런스콜에서 FSD 기술을 정교화할 수 있는 기반과 수익화 방식을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블룸버그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콘퍼런스콜 질의응답 시간 대부분을 회사의 자율주행 차량 및 인공지능 사업 계획을 이야기하는 데 할애했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에 판매한 테슬라 차량에서 상당한 양의 FSD 주행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점이 핵심 경쟁력으로 제시됐다. 

테슬라의 누적 FSD 주행 거리는 20억㎞를 상회해 다른 자율주행 기술 기업들에 크게 앞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율주행 기술의 정확도는 학습에 필요한 주행 데이터 분량이 늘어날수록 정교해져 테슬라가 경쟁에 앞서갈 힘이 될 수 있다.

자율주행 데이터를 처리할 슈퍼컴퓨터 인프라를 증설하고 있다는 점도 FSD 경쟁력을 높일 요소로 꼽혔다. 현재 3만5천여 개를 보유한 엔비디아 H100 반도체를 올해 안으로 8만5천 개로 늘린다는 목표가 제시됐다.

인공지능 연산에 탁월한 성능을 보이는 엔비디아 반도체를 대거 확보하면 자율주행 기술 개선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

일론 머스크는 콘퍼런스콜을 통해 “FSD 기술 개선 속도가 매우 빠르다”라고 강조했다. 

FSD를 다른 기업에 판매해 추가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내용도 제시됐다.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테슬라는 현재 주요 완성차 업체에 FSD 라이선스 제공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최근 업데이트된 FSD v12부터는 '주행과정 전체를 영상으로 담는 방식(end to end)'으로 학습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이 방식이 각국 규제 당국으로부터 안전 관련 승인을 받기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관측이 있다. 다른 업체에 FSD 라이선스를 제공할 때 정부 규제가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뜻이다.

일론 머스크는 콘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안으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할 좋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 자율주행기술 경쟁력 자신감, 수익화로 ‘AI 기업’ 위상 되찾기 나서
▲ 테슬라 차량의 각 부품들을 공장 바닥에 늘어놓은 모습. <테슬라>

테슬라의 1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작년 같은 분기보다 크게 뒷걸음질쳤다.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줄어든 213억100만 달러(약 29조1977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스트리트 증권가 평균 예상치를 밑도는 수준이다. 순이익은 심지어 반토막이 났다. 

그럼에도 콘퍼런스콜 이후 이어진 장외거래에서는 주가가 13% 넘게 급등했다. 

테슬라가 FSD 기술과 인공지능 인프라에 자신감을 보인 데 대해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의 인공지능 기술이 가진 잠재력이 그만큼 높이 평가된 셈이다.

인공지능 인프라가 자율주행 택시 ‘사이버캡’ 그리고 인간형(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와 시너지 효과를 낼 가능성도 나온다.

인공지능 기술을 중심으로 택시 그리고 로보틱스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 수익원을 다각화할 공산이 큰 것으로 기대된다.

테슬라는 중국 BYD등 경쟁사들이 빠르게 성장해 전기차 판매 경쟁이 치열해진데다 세계적으로 수요 성장세가 둔화돼 차량 판매에 고전하고 있다. 

차량 가격을 인하하고 비용 절감 차원에서 전 직원의 10% 이상을 감원하는 방식으로 실적 둔화에 대응하고 있지만 미래 성장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그동안 인공지능 기술 잠재력으로 투자 유치에 프리미엄을 누려 왔으나 완전자율주행 기술을 내놓겠다고 공언했던 것과 달리 실제 성과를 내지 못해 사업전망이 나빠졌다는 것이다. 

테슬라의 FSD는 국제자동차기술자협회(SAE)가 분류한 자율주행 기술 6개 단계 가운데 세 번째(운전자보조시스템) 단계 정도로 분류된다.

머스크는 운전자의 개입이 불필요한 자율주행 기술을 곧 선보이겠다고 지난 수 년 동안 반복해 왔으나 현재 기술 수준은 이와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그러나 1분기 콘퍼런스콜을 계기로 자율주행 기술과 인공지능에 구체적인 일정과 수익화 방안이 공개됐다는 점은 자율주행 기술을 향한 의구심을 어느 정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저가형 '모델2' 판매도 예고됐지만 차량 판매만으로는 지금까지와 같은 성장세를 이어가기 여의치 않다 보니 차세대 기술에서 성과를 보일 수 있는지가 관건인 셈이다.

테슬라가 ‘캐즘’에 빠진 전기차 시장 과도기를 극복하고 자율주행 기술을 완성해 인공지능 기업으로 다시금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블룸버그는 “일론 머스크는 이번 콘퍼런스콜을 통해 테슬라가 인공지능 회사라는 점을 투자자들에게 명확히 전달했다”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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