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제주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부문 인수의지가 강한 것으로 파악된다.
모기업인 애경그룹의 지원여력이 여의치 않아 인수전 완주 가능성이 낮은 곳으로 꼽혔지만 사모펀드와 연합을 검토하면서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부문 인수를 위해 MBK파트너스와 손잡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
9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MBK파트너스가 가세한다면 제주항공은 이번 인수전에서의 모자랐던 자금력을 보완할 수 있다.
제주항공은 국내 저비용항공사 중 가장 규모가 크고 항공화물 사업을 하고 있어 예비입찰에 응찰한 항공사 중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됐지만 5천억 원까지 거론된 인수자금과 노후기재 교체비용 등 유지비를 어떻게 마련하는가가 관건이였다.
이번 입찰 요건이 안전운항증명(AOC)를 보유한 항공사로 제한돼 재무적투자자들은 직접 지분 취득이 불가능하다. 지난해 말 별도기준으로 제주항공의 보유현금은 2882억 원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야만 인수대금을 지불할 수 있는 것이다.
앞서 제주항공이 인수전에 뛰어들자 모기업인 애경그룹의 지원이 예상됐지만 결국 사모펀드와 연합전선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애경그룹은 계열사 AK플라자의 부진에 발목이 잡혀 있기 때문이다. 지주사 AK홀딩스가 제주항공 보유지분을 대부분을 담보로 잡고 현재까지 4천억 원을 차입한 것은 제주항공에 대한 지원여력이 충분치 않음을 방증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재무적투자자 유치를 검토하고 있다”며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화물전용기 11대를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을 인수한다면 제주항공은 항공화물 사업의 체급을 단번에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제주항공은 여객 사업에 중심의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항공화물 사업,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을 신사업으로 키워왔지만 아직까지는 갈 길이 멀다.
▲ 제주항공은 항공화물 사업을 신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제주항공 직원들이 지난해 12월 도입한 두 번째 화물전용기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제주항공> |
현재 B737-800 여객기를 개조한 화물전용기 2대를 운용하고 있는데 지난해 화물수송실적은 2만3071톤, 화물수송 매출은 267억 원 등이다.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부문 매각 주관사인 UBS는 25일 본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현재가치가 적절한지, 제주항공의 기존 사업과 시너지나 지속가능성이 더 중요해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수전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을 위한 전제조건이다. 유럽연합 경쟁당국은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부문의 분리매각을 조건으로 두 항공사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본입찰 이후 선정된 인수후보는 유럽연합으로부터 통합 항공사의 적절한 경쟁대안이 될 수 있는지 승인을 받아야 인수를 확정지을 수 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