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2024-03-20 15:3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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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출혈 경쟁’이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 쿠팡이츠가 먼저 ‘와우멤버십 10% 할인’이라는 공격적 프로모션을 시작하자 배달의민족도 10% 할인 쿠폰을 무제한 제공하고 있는데 쿠팡이츠가 이달부터 무료배달이라는 승부수를 던지면서 배달의민족이 이번에도 쿠팡이츠를 따라갈 지 관심이 모인다.ㅁ
▲ 배달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유통업계에서는 쿠팡이츠 무료배달이 얼마나 파급력을 가질지는 서비스가 시작돼 봐야 알겠지만 배민이 손 놓고 있을 수 만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섣불리 판단하기에는 이르지만 개인적으로 배달의민족도 무료배달을 도입할 것으로 본다”며 “쿠팡이츠가 10% 할인을 시작했을 때도 배달의민족이 따라갔는데 그것보다 강력한 무료배달을 배달의민족만 하지 않는 것도 이상한 그림”이라고 말했다.
요기요가 ‘요기패스X’라는 무료배달 멤버십을 운영 중인 것을 생각하면 무료배달 서비스가 없는 곳은 배달의민족 뿐이다.
소비자들이 배달비에 민감하기 때문에 배달의민족은 왜 무료배달을 도입하지 않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배달서비스트렌드리포트 2023’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배달앱 이용을 줄인 가장 큰 이유로 ‘높은 배달비’가 꼽혔다. 응답자 가운데 무려 83.9%가 높은 배달비 때문에 배달앱 이용을 줄였다고 답했다.
소비자들이 구매를 포기하게 되는 배달비는 평균 3933원으로 분석됐다. 배달비가 4천 원 이상이 되면 배달을 시키지 않는 것이다.
쿠팡이츠는 이 지점을 파고들었다. 무료배달 마케팅 전략과도 맞물려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이츠가 ‘무료배달’이라는 명확한 키워드를 내세우면서 이슈 선점에 성공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쿠팡이츠가 ‘똘똘한 마케팅’을 했다고 얘기한다”고 귀띔했다.
▲ 쿠팡이츠는 3월 26일부터 쿠팡 유료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무료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 <쿠팡이츠>
배달의민족은 무료배달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가장 큰 문제는 중개이용료와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배달앱이 점주들에게서 받는 중개이용료를 살펴보면 쿠팡이츠가 9.8%인 반면 배달의민족은 6.8%로 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배달의민족이 수수료 문제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지만 사실 배달앱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중개수수료를 받고 있다”며 “현재 수수료율을 유지하면서 무료배달을 도입하기에는 배달의민족으로서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꿔말하면 배달의민족이 무료배달 도입을 위해서는 중개이용료를 높일 수 밖에 없을 수도 있단 얘기다. 수수료율 때문에 점주들과 매년 시끄러운 상황에서 배달의민족이 수수료율을 높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중개수수료를 높인다해도 점주들이 높아진 중개수수료를 내기 위해 배달음식 가격 자체를 높일 가능성도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매장에서 먹을 때 음식 가격과 배달 가격이 다른 매장들이 있어 소비자들 불만이 많다”며 “배달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이유는 결국 중개수수료를 소비자들에게 부담시키기 위해서인데 중개수수료가 오르면 음식 가격을 올리는 매장들이 많아질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쿠팡이츠의 무료배달 서비스는 26일부터 시작된다. 쿠팡이츠 무료배달이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칠지 아니면 배달의민족도 무료배달을 시작하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모인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