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한진해운에 추가로 자금을 지원할 가능성에 발목이 잡혀 재무구조 개선작업에도 제동이 걸렸다.
28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3억 달러 규모의 30년 만기 영구채 발행시기를 30일에서 10월 말로 연기했다.
|
|
|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대한항공이 6%의 금리로 영구채를 발행하려 했으나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면서 채권 발행을 미루게 됐다.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 지원에 나설 가능성을 들어 7%대 금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의 영구채 발행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되면서 부채 감축에도 비상등이 켜지게 됐다.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1082%에 이른다. 2015년 말과 비교해 215% 포인트 늘었다. 대규모 항공기 도입와 계열사의 호텔 사업 투자, 그리고 한진해운 지원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대한항공은 향후 지속적으로 항공기를 도입하고 호텔사업과 물류시설 등에 투자할 계획이어서 부채를 줄이기가 쉽지 않다.
대한항공이 계획대로 영구채 발행을 성공할 경우 부채비율은 930%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채권발행이 연기되면서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이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은 올해 4월 ‘BBB+’로 떨어졌다.
대한항공이 20월 말 영구채 발행 재도전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진해운에 추가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는 시장의 걱정을 해소해야 한다.
대한항공이 2014년 한진해운을 인수한 뒤 현재까지 한진해운에 지원한 금액은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의 전현직 대주주, 그리고 산업은행은 최근 물류대란 사태 진화를 위해 총 1600억 원의 자금을 한진해운에 지원했지만 물류대란을 완전히 해소가기 위해서는 추가자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런데 정부는 ‘더 이상의 추가 자금지원은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정부는 물류대란 사태의 해소시점을 10월 말로 잡고 있다. 물류대란 사태 해결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대한항공은 또다시 영구채 발행을 미루거나 다른 자본 보강책을 찾아야할 수도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영구채 발행 계획이 차질을 빚으면서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도 제동이 걸렸다”며 “대한항공이 실적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한진해운 리스크가 예상보다 길어져 진가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