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기술적 한계를 넘어 일체형 세탁·건조기에 단독 건조기와 동일한 성능을 구현했습니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을 성공한 것입니다.”
이무형 삼성전자 DA(디지털가전)사업부 CX(소비자경험) 팀장 부사장은 11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열린 일체형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 설명회에서 일체형 세탁·건조기에 대한 기술적 자신감을 드러냈다.
▲ 이무형 삼성전자 DA(디지털가전)사업부 CX(소비자경험)팀장 부사장(사진)이 11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비스포크 AI 콤보’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기존 일체형 세탁·건조기는 공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 등에 힘입어 10여년 전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이후 건조할 때 전력 소모가 많고, 옷감 손상이 심하다는 점, 건조한 옷에서 곰팡이 냄새가 나는 등의 단점이 부각되며 점차 인기를 잃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일체형 세탁·건조기는 대용량 히트펌프를 활용해 60도 이하로 건조하는 만큼 옷감 손상이 적고 전력 소비도 적다. 곰팡이 냄새도 없다. 히트펌프 방식 건조기는 온도가 5도 이하로 낮아지면 성능이 떨어진다는 약점이 있지만, 기존 히터 방식도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건조 기술로 극복했다고 이 부사장은 설명했다.
그는 “일체형 세탁·건조기는 단독 건조기보다 성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모든 설계 방식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했다”며 “기획 단계부터 출시까지 3년의 연구개발 기간이 소요됐다”고 말했다.
지난 2월24일 출시된 일체형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는 3일 만에 판매량 1천 대를 넘고, 3월7일까지 누적 판매량 3천 대를 돌파했다.
삼성전자는 일체형 세탁·건조기를 시작으로 올해 비스포크 제트 AI(무선 진공청소기), 비스포크 제트봇 AI(로봇청소기) 등 AI 기능을 강화한 제품을 잇달아 출시해 'AI가전=삼성'이라는 공식을 만들어가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관련 가전 AI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비스포크 AI 콤보는 고성능 칩과 삼성전자 자체 운영체제(OS)인 타이젠을 탑재했고, 원활한 제어를 위해 7인치 터치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 삼성전자의 일체형 세탁·건조기인 비스포크 AI 콤보. <삼성전자>
또 이용자의 세탁 습관과 세탁물 오염도를 측정해 투입되는 세제의 양을 조절하고, 오랜 시간 사용해 수평이 맞지 않으면 자동으로 진동이 적은 세탁방식으로 전환하는 AI 기능도 적용했다.
사용자가 직접 조작하는 대신 내장된 음성인식비서 ‘빅스비’를 통해 "세탁기 문 열어줘", "AI맞춤코스 시작해줘" 등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
AI 기술에 와이파이를 이용한 무선통신 기술이 접목돼 삼성전자 가전끼리 연결해주는 기능도 제공한다. 비스포크 AI 콤보에 “거실 에어컨 온도 내려줘”라고 명령해 에어컨을 제어할 수 있고, 전화가 오면 세탁기에서 받는 것도 가능하다.
이 부사장은 “삼성전자가 갤럭시S24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AI는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구축하기 시작했다”며 “생활가전 전 제품에 AI 기능을 확산해 언제 어디서나 AI 가전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