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2024-02-1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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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가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아직 영업이익은 국내 건설경기 침체와 높은 주택 원가율 탓에 내리막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마 대표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우수한 플랜트사업으로 무게추를 옮기며 올해는 영업이익도 우상향시킨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가 수익성 높은 플랜트사업 비중을 높여 영업이익 반등을 노린다.
12일 증권업계의 분석을 종합하면 DL이앤씨는 분할 뒤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매출 기록을 새로 쓸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 나오는 DL이앤씨 올해 연결기준 매출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8조6987억 원으로 지난해 잠정실적보다 8.8% 증가했다.
마 대표는 지난해 DL이앤씨의 첫 외형 확대에 성공했는데 올해도 기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긍정적 시선이 나오는 것이다.
DL이앤씨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7조9945억 원을 기록했다. 2022년보다 6.6% 증가한 것이다.
마 대표는 2021년 DL이앤씨 출범과 함께 DL이앤씨 대표이사를 맡았다. DL이앤씨의 2022년 연결기준 매출은 7조4968억 원으로 2021년보다 1.7% 줄었는데 임기 마지막 해인 지난해 매출 반등을 이뤄냈고 연임에도 성공했다.
마 대표는 올해 DL이앤씨 플랜트사업 매출 목표를 공격적으로 설정했다. 지금까지는 이 목표에 근접할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이 많다.
DL이앤씨 올해 연결기준 매출 목표는 8조9천억 원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DL이앤씨의 주택사업이 3조2천억 원, 토목사업이 9천억 원, 플랜트사업이 2조2천억 원이고 자회사 DL건설의 건축사업이 2조 원, 토목사업이 5천억 원이다.
올해 사업별 목표를 보면 주택사업과 토목사업은 지난해 실적과 거의 비슷한 수준인데 플랜트사업 목표만 지난해 이 부문 매출(1조6183억 원)과 비교해 35.9%나 높여 잡은 것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올해 플랜트사업에서 2조 원 초반의 매출을 거둘 것이라는 예상이 대부분이다.
DL이앤씨는 지난해에도 별도기준으로 주택 및 토목사업 매출이 착공 감소 및 대형 현장 준공의 영향으로 감소한 가운데 플랜트사업 매출만 확대됐다. 올해도 국내외 주요 현장 공사가 진행되면서 플랜트사업 호조가 기대된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DL이앤씨는 플랜트사업의 성장이 본격화하고 있다”며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1조4126억 원), 러시아 발틱 콤플렉스 프로젝트(1조2652억 원), 미국 석유화학 플랜트 프로젝트(GTPP, 1244억 원) 등 대형 현장 공사가 이어지면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마 대표는 2025~2026년 플랜트사업 실적 기여 비중을 주택사업에 비견될 정도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이를 위해 플랜트사업 일감을 착실히 쌓고 있다.
DL이앤씨는 지난해 플랜트사업 신규수주 3조4606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 1조7460억 원보다 1조5천억 원 이상, 2021년 2조5345억 원보다도 9천억 원 넘게 증가한 것이다.
DL이앤씨 플랜트사업 수주잔고 역시 2021년 말 2조6169억 원, 2022년 3조4261억 원, 2023년 5조4216억 원으로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전체 수주잔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10.7%에서 지난해 17.8%까지 높아졌다.
마 대표는 올해도 DL이앤씨 플랜트사업 신규수주 목표를 3조 원으로 잡으면서 플랜트사업 곳간을 채우는데 힘쓴다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마 대표는 올해 플랜트사업을 기반 삼아 DL이앤씨 영업이익 반등도 노리고 있다.
DL이앤씨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을 보면 2021년 9573억 원, 2022년 4970억 원, 지난해 3312억 원으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
주요 원인은 국내 건설경기의 장기 침체와 건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주택사업의 수익성 악화다.
지난해 기준 DL이앤씨 전체 매출의 65%를 차지하고 있는 주택사업 원가율은 2021년 78.8%에서 2022년 86.7%로 급등한 뒤 지난해에는 91.9%로 90%를 웃돌았다.
이런 상황에서 마 대표의 플랜트사업 확장은 영업이익 개선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플랜트사업이 주택사업보다 나은 수익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DL이앤씨 플랜트사업 원가율은 2021년 80.7%, 2022년 80.0%, 지난해 79.8%를 나타냈다.
▲ DL이앤씨가 준공한 울산 에쓰오일 잔사유 고도화 시설. DL이앤씨는 이 공사에서 발주처인 에쓰오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고 현재 샤힌 프로젝트 시공에 참여하고 있다. < DL이앤씨 >
지난해 공정에 돌입한 샤힌 프로젝트를 포함한 국내 플랜트사업 원가율은 91.4%로 그리 좋지 못하지만 해외 플랜트사업 원가율이 지난해 70.8%를 나타내며 좋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DL이앤씨는 지난해 주택착공 실적 6176세대를 기록했다. 2021년 1만6080세대, 2022년 2만2015세대와 비교하면 크게 저조한 수치로 올해 주택부문 외형 축소가 예상된다.
여전히 높은 원가율 전망되는 주택사업이 줄어드는 대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우수한 플랜트사업 확대는 영업이익 반등의 키가 될 수 있는 셈이다. DL이앤씨는 올해 주택사업 원가율을 88%대로 내다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DL이앤씨가 연결기준 영업이익 4787억 원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44.5% 늘어나는 것이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DL이앤씨는 올해 기대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며 “높은 마진을 유지하고 있는 플랜트 부문의 매출 증가로 영업이익 성장성이 담보된 상태로 판단된다”고 바라봤다.
DL이앤씨가 DL건설 완전자회사 편입을 앞두고 있는 점도 플랜트사업에 더욱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커진 부분으로 분석된다.
DL이앤씨는 완전자회사 편입을 발표하면서 DL건설과 목표 사업군이 다르기 때문에 합병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는 설명을 내놨다. 규모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주택사업 및 토목사업을 DL이앤씨와 DL건설 모두 영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역할을 정립하는 과정에서 DL이앤씨만 수행하고 있는 플랜트사업 쪽으로 무게가 더욱 실릴 것으로 보인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주택경기의 극심한 침체에 대응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며 “국내 건설시장 침체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업계 최고 수준의 원가관리 능력을 통해 본격적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