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이 취임 이후 추진해온 체질개선과 글로벌전략이 통한 것일까? 취임 1년도 되지 않아 삼성물산의 시공능력이 1위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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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
삼성물산은 31일 국토부가 발표한 올해 시공능력평가 토목건축공사업에서 9년 만에 1위에 올랐다.
삼성물산의 시공능력평가액은 13조1208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1조2516억 원에 비해 1조8692억 원이 늘었다. 이로써 5년 동안 1위를 지켜온 현대건설의 12조5666억 원을 제쳤다.
시공능력평가액은 실적평가, 경영평가, 기술능력평가, 신인도평가를 종합해 건설사의 공사수행능력을 산출한 지표다.
삼성물산은 상반기에 건설부문의 경우 매출 7조2342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5.4%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2403억 원으로 무려 63.8% 늘었다. 반면 상사부문은 상반기에 매출 6조6800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5.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05억 원으로 2% 증가했다.
삼성물산의 건설부문 상반기 매출은 현대건설 매출 7조9934억 원에 비하면 뒤진다. 하지만 삼성물산의 해외실적이 시공능력평가 1위에 오르는 데 크게 영향을 미쳤다. 문성요 국토부 건설경제과장은 “삼성물산이 시공능력평가에서 1위에 오른 이유는 해외공사 실적 때문”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상반기 실적은 호주 로이힐 등 양질의 대형 프로젝트 공사로 매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영업이익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총 사업비 6조5천억 원의 로이힐 프로젝트에 플랜트와 철도 등 인프라 구축사업에 참여했다. 삼성물산은 로이힐 프로젝트로 상반기에 1조2천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은 이밖에도 1조3천억 원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쿠라야 발전소 건립과 총 공사비 7조5천억 원의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공장 준공 등 글로벌사업을 활발하게 벌였다. 이런 점이 시공능력평가에 크게 작용했다.
삼성물산이 글로벌 역량을 강화한 데 최치훈 사장의 공이 크다. 최 사장은 지난해 12월 취임한 후 삼성물산의 체질개선을 이끌었다. 최 사장은 올해 초 “세계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글로벌회사로 거듭날 것”이라며 “해외사업 비중을 85%로 늘릴 것”이라고 글로벌 비전을 밝혔다.
최 사장은 지난 4월 조직개편을 단행해 글로벌 마케팅실을 마케팅실로 바꾸면서 비중을 더욱 늘렸다. 글로벌 마케팅 강화를 위해 부사장급 인사를 외부에서 영입하기도 했다. 일부 적자사업부를 통폐합하고 축소하면서 국내사업을 정리하고 글로벌사업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최 사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글로벌사업 전문가다. 최 사장은 GE에서 18년간 근무하며 한국인 최초로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랐다. 2003년 GE에너지 세계 영업총괄 사장을 맡기도 했다.
최 사장은 삼성카드 사장으로 일하다 지난해 연말인사에서 삼성물산 사장으로 이동했다. 삼성물산 사장으로 취임할 때부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