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MC가 3나노 등 미세공정 파운드리 비중을 늘린 효과로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웨이퍼 공급 단가를 전년 대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TSMC의 3나노 반도체 웨이퍼 샘플.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의 반도체 위탁생산 매출이 지난해 4분기에 소폭 감소했지만 평균 단가는 크게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파운드리 공급 단가가 높은 3나노 등 첨단 미세공정 수주 비중이 늘어난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IT전문지 톰스하드웨어에 따르면 TSMC의 12인치 반도체 웨이퍼(원판) 평균 공급 단가는 2023년 4분기 기준 6611달러를 기록했다. 2022년 4분기와 비교해 약 22%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TSMC의 12인치 웨이퍼 출하량은 37억200만 장에서 29억5700만 장으로 약 20% 감소했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 불확실성에 따라 반도체 수요 부진이 이어진 영향을 받았다.
TSMC가 고객사들에 더 높은 가격을 받고 반도체를 공급하며 수요가 줄어든 데 따른 타격을 만회한 셈이다.
조사기관 번스타인리서치는 “현재 반도체 시장 성장세는 출하량보다 제조사들의 공급 단가 인상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TSMC의 12인치 파운드리 평균 가격이 크게 상승한 배경에는 3나노를 비롯한 첨단 미세공정 도입 성과가 핵심으로 꼽힌다.
3나노 파운드리 웨이퍼 단가는 1장에 2만 달러(약 2680만 원)로 기존 공정인 5나노 대비 약 25%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2022년 4분기 매출에는 반영되지 않았던 TSMC의 3나노 반도체 위탁생산 실적이 포함되며 2023년 4분기 파운드리 평균 단가를 끌어올린 것이다.
TSMC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체 매출에서 3나노 비중은 15%를 기록했다. 5나노와 7나노까지 합친 첨단 미세공정 매출은 약 67%의 비중을 차지하며 사상 최대치에 이르렀다.
수익성이 높은 첨단 반도체의 매출 기여도가 갈수록 높아지며 실적 안정성을 높이고 있는 셈이다.
다만 삼성전자와 인텔 등 경쟁사가 첨단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와 경쟁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는 점은 앞으로 변수가 될 수 있다.
번스타인리서치는 “최근 수 년 동안 반도체산업의 성장은 전적으로 고부가 첨단 반도체에 의존하고 있다”며 신기술 발전에 따라 이러한 추세는 더욱 분명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