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2024-01-22 14: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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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신세계와 이마트가 주주들에게 약속한 최소 수준에서만 2023년도 결산배당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 모두 지난해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냈다는 점에서 ‘깜짝 배당’을 진행할 여력이 낮기 때문이다.
▲ 신세계가 지난해 영업이익 후퇴로 결산배당 규모를 확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22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신세계와 이마트가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2023년도 재무제표와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을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동시에 지난해 결산배당 규모도 확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와 이마트 모두 2022년도 결산배당 규모와 비교해 배당을 확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우선 두 회사 모두 결산배당을 얼마나 할지와 관련한 기준은 세워놓은 상태다.
신세계는 지난해 11월 공시를 통해 2023년부터 2025년 사업연도까지 모두 3년 동안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연간 영업이익의 10~15%를 환원재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최저배당 수준은 3500원이다. 환원재원이 주당 3500원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3500원은 주겠다는 뜻이다.
이마트 역시 지난해 초 공시를 통해 신세계와 같은 기간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연간 영업이익의 20%를 환원재원으로 쓰겠다고 했다. 이마트는 최저배당 수준으로 주당 2천 원을 약속했다.
이 기준만 보면 신세계와 이마트는 직전 3년 동안 시행한 주주환원정책보다 더 진보한 기준을 세운 것이기는 하다.
신세계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별도재무제표 기준 연간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썼으며 당시 최저배당으로는 주당 1500원을 책정했다. 이마트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연간 영업이익의 15%를 환원재원으로 삼았다.
하지만 기준 확대에도 불구하고 주주들이 받을 몫이 커지리라고 보기는 힘들다.
신세계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보복소비 열풍 덕분에 2022년까지만 해도 승승장구했지만 지난해 실적은 주춤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 이마트는 지난해에도 영업이익이 후퇴했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수 년 동안 고정된 배당금 주당 2천 원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이마트 매장 외관 모습. <연합뉴스>
상장기업 분석기관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신세계는 지난해 별도기준으로 매출 1조9217억 원, 영업이익 2793억 원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 2022년보다 매출은 3.0% 늘어나지만 영업이익은 19.8% 줄어드는 것으로 2020년 이후 3년 만에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것이기도 하다.
증권사들의 전망대로라면 신세계가 배당할 수 있는 환원재원은 279억~419억 원 사이다. 신세계 유통주식수가 984만 주가량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주당 최소 2836원에서 최대 4260원을 줄 수 있는 셈이다.
최대치를 준다면 2022년도 결산배당보다 배당 규모가 늘어날 수도 있다. 2022년도 결산배당은 주당 3750원으로 신세계의 역대 결산배당 가운데 최대였다.
하지만 신세계가 한동안 영업이익을 유의미하게 반등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공격적 배당이 쉽지 않으리라는 데 좀 더 무게가 실린다.
주주들에게 약속한 최저배당 수준인 주당 3500원 정도만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이마트 역시 실적 내림세를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적극적 배당을 실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마트는 지난해 별도기준으로 매출 15조1100억 원, 영업이익 2311억 원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22년보다 매출은 2.4%, 영업이익은 10.7% 빠지는 것이다.
이마트가 정한 주주환원정책에 따르면 환원재원은 약 462억 원이다. 이를 유통주식수 2679만 주로 나누면 주당 많아봐야 1725원을 줄 수박에 없다. 따라서 주주들에게는 최저배당 수준인 주당 2천 원에 맞춰 결산배당을 실시할 수밖에 없다.
이마트는 2018년도 결산배당부터 2022년도 결산배당까지 모두 5년 동안 결산배당 금액을 주당 2천 원으로 고정해오고 있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