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민영화의 첫 관문인 과점주주 방식의 지분 매각이 활기를 띄고 있다.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지분 30% 매각에 10여 곳의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우리은행의 과점주주가 될 ‘진성투자자’가 얼마나 되는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
|
|
▲ 이광구 우리은행장. |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지분매입에 관심을 보이는 국내외 금융회사, 연기금, 사모펀드(PEF) 등의 투자자가 현재 1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는 예금보험공사에서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 51.6% 가운데 30%를 투자자 1곳당 4~8%씩 쪼개서 파는 과점주주 방식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과점주주들은 사외이사 1명을 추천해 다음 은행장의 선임 등 우리은행의 경영에 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우리은행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3일 공식적으로 밝혔다.
한화생명도 우리은행 지분매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9월초 공식화했다. 교보생명은 우리은행 지분 매각입찰에 참여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으며 미래에셋금융그룹도 잠재적인 과점주주 후보로 지목된다.
산업자본 가운데 KT와 포스코가 우리은행 지분을 사들일 수 있는 후보로 꼽힌다. 두 회사는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의 설립 컨소시엄에도 함께 참여했다.
국민연금·MG새마을금고중앙회·우정사업본부 등 공공기관투자자들도 우리은행의 과점주주로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MBK파트너스와 칼라일 등 국내외 사모펀드, 중동 국부펀드 등 해외 연기금, 안방보험 등 중국계 금융자본도 우리은행 지분을 사들이는 데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리은행 지분을 사들이겠다고 확정한 투자자가 아직 없는 점을 감안하면 민영화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윤창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도 8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투자의향서(LOI) 접수도 안 받았는데 투자자들의 문의에 신경을 쓰면 쓸데없는 흥분만 키울 수 있다”며 “지분매입을 문의한 투자자가 투자의향서까지 내는 경우는 전체의 5%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와 연관된 투자자들이 우리은행의 과점주주 후보로 상당수 거명되고 있는데 이들이 지분 매각입찰에 실제로 참여할지도 확실하지 않다.
포스코의 경우 우리은행 지분매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진 뒤에 “우리은행 지분을 사들이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금융위는 23일까지 우리은행 지분 매각입찰에 대한 투자의향서를 받기로 했다. 그 뒤 투자적격자를 선정하는 쇼트리스트에 오른 투자자들의 우리은행 실사를 거쳐 11월 안에 지분매각절차를 끝내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