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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미래 기술의 기반 LLM,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가 챗GPT 이길 수 있나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24-01-11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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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대규모언어모델(LLM)의 잠재력은 엄청나다. 거의 모든 상상 가능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전문가들이 대규모언어모델의 가능성을 두고 설명한 내용이다.

대규모언어모델은 텍스트의 이해와 분석을 중심으로 하는 고급 인공지능 기술로 오픈AI의 챗GPT가 가장 대표적인 대규모언어모델이다.

챗GPT를 단순히 똑똑한 인공지능 챗봇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대규모언어모델은 다가올 인공지능 시대의 거의 모든 기술의 기반이 될 수 있는, 일종의 플랫폼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인공지능의 가장 본질적인 기능은 바로 학습이고, 디지털 세상에 존재하는 방대한 자료들은 대부분 인간의 언어로 쓰여있기 때문이다. 결국 인공지능이 인간의 언어를 정확하게 해석할 수 있어야, 진정한 의미의 학습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국내에서 대규모언어모델을 개발하거나, 개발하고 있는 회사로는 여러 곳이 있다. SK텔레콤이나 KT같은 통신사도 있고, 엔씨소프트같은 게임회사도 있다.

그 가운데 가장 화제성이 높은 곳은 국내 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챗GPT나 바드같은 챗봇 형태의 대규모언어모델을 공개한 네이버다. 화제성이나 기술력의 측면에서, 현실적으로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LLM이 바로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라고 할 수 있다.

하이퍼클로바X는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일종의 플랫폼 기술이다. 플랫폼 기술은 그 기술을 기반으로 두고 여러 가지 새로운 기술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이 말은 하이퍼클로바X가 네이버의 거의 모든 사업들의 기반 기술이 될 수 있고, 그 자체로 ‘기술 플랫폼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는 네이버의 훌륭한 사업아이템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하이퍼클로바X는 네이버가 ‘국내 최고의 IT’기업에 만족하지 않고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하는 데에도 과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세계 무대로 나가는 순간 하이퍼클로바X의 경쟁자는 구글의 바드, 마이크로소프트가 투자하고 있는 오픈AI의 챗GPT같은 강력한 기업들의 기술이 된다.

아무리 K리그를 제패하던 선수라고 하더라도, EPL이나 프리메라리가에서도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네이버가 그 상황에 처하게 되는 셈이다.

네이버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LLM을 가지고 경쟁하면서 자신들의 특장점으로 내세운 것은 바로 한국문화, 한국언어에 특화된 인공지능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한국 기업들에게 B2B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조금 더 나아가서 한국 시장에 진입하려는 글로벌 기업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유용할 수는 있어도 네이버가 글로벌로 뻗어나가는 데에는 큰 힘이 될 수 없는 장점이다.

네이버 역시 이런 문제를 자각하고 있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의 글로벌 경쟁력으로 개별 고객사가 자신들의 니즈에 맞는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큐레이션, 현지 상황에 맞출 수 있는 로컬라이제이션 경쟁력, 연구와 상품개발의 직접적 연결 등을 들고 있다.

이 가운데 중요한 것은 바로 두 번째와 세 번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큐레이션은 글로벌 기업들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먼저 두 번째 장점, 로컬라이제이션 경쟁력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구글의 바드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챗GPT는 모두 기반 언어가 영어다. 하지만 하이퍼클로바X는 영어에 더해 한국어 데이터까지 학습했다. 

큰 장점이 아니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지금 전 세계에서 서비스되는 챗봇 형태의 대규모언어모델 가운데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기반으로 삼은 유일한 모델이 하이퍼클로바X라는 것을 살피면 생각보다 강력한 장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어는 우리에게는 모국어지만 지구 전체로 본다면 한반도에서만 쓰이는 지역 언어다. 즉 대규모언어모델이 한국어 데이터를 학습했다는 것은, 영어가 기반 언어가 아닌 다른 현지 언어를 학습한 경험이 있다고 바꿔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 네이버는 네옴시티와 관련해 사우디와 협력하고 있는데 아랍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LLM을 네옴시티에 넣는다면, 네이버의 이런 경험이 엄청난 메리트가 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네이버가 하이퍼클로바X를 글로벌 진출의 무기로 삼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현지기업과의 협력일 것으로 보인다.

하이퍼클로바X가 한국어 데이터 측면에서 강점이 있는 것은 한국 기업이기 때문이니까, 그렇다면 현지어 데이터를 많이 보유한 기업과 협력해 시장을 공략해 나가는 것이 네이버의 큰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네이버가 세 번째로 꼽은 하이퍼클로바X의 장점은 연구와 상품개발이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이야것이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AI기술 총괄은 하이퍼클로바X 공개 행사에서 “우리는 특이하게 연구개발도 하고 제품도 만들고 사업도 하는데 이런 AI기업은 세계에 네이버밖에 없다”며 “대부분 연구는 연구를 하고 개발은 개발을 하는데 우리는 연구와 개발을 동시에 하는 유일한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예를들어 마이크로소프트는 LLM의 개발을 오픈AI에게 맡기고 있다. 하지만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 자체가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가 투자한 회사에 불과하고, 그러다보니 마이크로소프트의 서비스에 바로바로 챗GPT를 적용하는 데 시간차가 생길 수도 있고 절차가 번거로워질 수도 있다.

하지만 네이버는 사정이 다르다. 연구와 개발을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연구단계에서부터 상품화를 염두에서 두면서 바로바로 적용해보고 개선할 수 있게 된다. 좀 더 ‘애자일’한 연구개발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하이퍼클로바X가 바로 글로벌 시장에서 바드나 챗GPT와 경쟁한다기 보다는, 일단은 그들이 진출하기 어려운 로컬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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