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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짜리 천국' 다이소에 익일배송 서비스? 찾는 사람 적어도 유지하는 이유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3-12-18 14:5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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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짜리 천국' 다이소에 익일배송 서비스? 찾는 사람 적어도 유지하는 이유
▲ 아성다이소가 무료배송 기준을 도입한 익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은 다이소 명동역점에서 상품을 살펴보고 있는 한 고객의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다이소 제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무료 배송을 받으려면 1천~2천 원짜리 상품을 최소 10개 이상 구매해야만 한다. 그렇다고 상품 몇 개만 구매하고 별도로 배송료를 내자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다.

아성다이소가 2020년 말 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인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성다이소가 배송 서비스를 여전히 지속하는 이유로 화장품과 과자류 등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상품군에서 승부를 보려는 의도가 깔려 있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다이소를 운영하는 아성다이소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다이소몰과 샵다이소를 ‘다이소몰’로 통합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익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다이소몰에서 판매되는 모든 상품을 평일 오후 2시 이전에 주문하면 다음 날까지 상품을 받을 수 있다. 상품 배송은 한진택배가 맡는다.

배송비는 3만 원 이상 구매할 때 무료이며 3만 원 미만이면 3천 원을 내야 한다.

이 배송 서비스는 사실 아성다이소가 기존에 해오던 배송 서비스를 유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성다이소는 2020년 말 배송 서비스를 도입한 바 있다. 당시 아성다이소가 내놓은 배송 서비스는 빠른배송과 당일배송, 예약배송 등으로 다양했다. 매장픽업 서비스도 동시에 도입했다.

하지만 이 배송 서비스들은 크게 인기를 끌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아성다이소는 내부 정책상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 배송 서비스의 비중이 얼마가 되는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한자릿수 초반대에 머물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아성다이소가 배송 서비스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이유는 단순하다. 고객 입장에서 이득을 보기 쉽지 않은 구조이기 때문이다.

아성다이소의 객단가는 다른 유통채널과 비교해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진다. 아성다이소는 창업 이후부터 모든 제품을 500원, 1천 원, 1500원, 2천 원, 3천 원, 5천 원 등 6가지 균일가에 판매한다.

이 가운데서도 1천 원대 안팎 가격 제품군의 판매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제품 10개를 사봐야 1만 원대인 만큼 객단가가 낮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기존 배송 서비스는 항상 배송료를 받았다. 빠른배송은 4천 원, 당일배송과 예약배송은 2천 원 등이었다. 단가가 낮은 제품을 구매하는데 오히려 배송비 지출이 클 수 있는 구조라 소비자들에게 부담일 수밖에 없다.

전국에 있는 다이소 매장이 1500개가량 되다보니 굳이 배송료를 들이기보다는 집 근처에 있는 매장을 찾아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훨씬 큰 이득이었다.

아성다이소가 빠른배송 서비스를 시범 운영했다가 슬그머니 중단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성다이소는 여전히 배송 서비스를 놓지 않고 있다. 오히려 기존에 없었던 무료배송 시스템을 만들어가며 소비자와 접점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성다이소 관계자는 “다양한 고객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배송 서비스를 지속하는 것이다”며 “이커머스와 오프라인 사업의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이소가 화장품과 과자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주목받고 있는 제품의 판매 확대를 노리고 배송 서비스를 유지하는 것일 수 있다는 시각이 떠오른다.
 
'천원짜리 천국' 다이소에 익일배송 서비스? 찾는 사람 적어도 유지하는 이유
▲ 다이소는 최근 소비자들에게 화장품과 과자류의 성지로 인식되고 있다. 사진은 유튜브에서 다이소 화장품을 검색하면 나오는 여러 영상 모습. <유튜브 화면 갈무리>
다이소 화장품은 이미 SNS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은 상품으로 떠오른지 오래 됐다.

헬스앤뷰티 시장을 장악했다고 평가받는 CJ올리브영의 제품들과 비교해 가격이 10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가격을 감안할 때 충분히 합리적 품질이라는 소문이 퍼졌다. 유튜브만 살펴봐도 ‘다이소에서 꼭 사야하는 화장품 필수템’을 정리한 영상은 이미 차고 넘친다.

다이소에서 판매되는 화장품류의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70%가량 뛴 것으로 알려진다. 수분크림과 로션 등 기초 화장품 매출만 90%가 늘었고 색조화장품 매출도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이소 과자도 이미 소비자에게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대부분 가격이 1천 원짜리인데 대형마트뿐 아니라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보다도 오히려 싼 값에 살 수 있다는 점이 무시하기 힘든 장점이라고 소비자들은 입을 모은다. 

아성다이소 관계자는 “특정 카테고리의 판매 확대를 놓고 배송 서비스를 유지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며 “다이소에서는 화장품뿐 아니라 생활용품이나 주방용품의 판매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성다이소가 이번에 무료배송 기준을 정하며 배송 서비스를 확대하기로 한 것을 놓고 소비자들은 대체적으로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성다이소가 이번에 익일배송 서비스를 도입한 다는 사실은 대대적으로 알려졌다. 따로 보도자료를 내고 알린 사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다이소몰 개편에 따라 기존에 유지하던 서비스가 홍보됐다는 것은 아성다이소 입장에서 호재다.

네이버 맘카페 등을 살펴보면 고객들은 “너무 좋다, 앞으로 잔뜩 살 수 있겠다” “다이소가 이런것까지 하면 난리가 나겠다” “택배 형식이라면 소비자 이용이 많아질 것 같다” 등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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