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79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28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모두 392억 달러나 됐다. 경상수지는 무역, 노동 등 자본거래를 제외한 경상거래를 통해 발생한 수입과 지출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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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택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 |
정영택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29일 ‘6월 국제수지(잠정)’ 발표를 통해 6월 경상수지 흑자기 79억2천만 달러로 흑자기조를 유지했으나 5월의 90억8천만 달러에 비교해 흑자폭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2012년 3월부터 이어온 흑자를 지속하며 28개월 연속흑자를 냈다. 이는 1980년대 후반 38개월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긴 흑자기간이다.
그러나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고 있는 것을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기가 얼어붙어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들어서 흑자가 발생한 ‘불황형 흑자’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도 내수부진으로 흑자가 난 것을 인정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상품수지가 줄고 소득수지가 늘었다. 서비스수지 역시 적자폭이 커졌다.
상품수지는 수출이 21억 달러 줄고 수입이 3억8천만 달러 늘면서 5월 91억3천만 달러에서 66억5천만 달러로 24억8천만 달러 줄어들었다. 소득수지는 배당수입이 늘어난 데 힘입어 5월 7억3천만 달러에서 22억3천만 달러로 늘어났다.
서비스수지의 적자규모도 기타사업서비스 수지 등의 악화로 3억4000만 달러 적자에서 5억8000만 달러 적자로 늘어났다.
6월까지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392억 달러로 목표치 400억 달러는 넘지 못했다. 392억 달러는 사상 최대치다.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이달 초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680억 달러에서 800억 달러로 조정했다.
정 국장은 “수출과 수입동향이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흑자기조를 이어가 연간 전망치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정 국장과 일문일답이다.
- 흑자가 28개월째 이어지고 있는데 앞으로도 유지될 것으로 보나.
"현재 수출입동향으로 봐서 큰 추세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상반기 흑자규모가 400억 달러에 약간 못 미치는데 7월 초 전망할 때와 상황이 크게 변함이 없다.“
- 전에도 내수침체형, 불황형 흑자 얘기가 나왔었는데.
"우리의 성장률 자체가 잠재성장률을 밑돌고 있다는 것은 맞다. 다만 불황형 흑자라는 것은 언론에서 만든 용어라고 생각된다. 학문적으로나 국제기준으로 정해진 용어는 아니다.
분명한 것은 내수가 시원찮기 때문에 결국 흑자가 나는 것이다.
불황형이라고 하려면 2009년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상황을 봐야 한다. 당시 1분기 -33.4%, 2분기 -36.2% 등의 경향으로 수출이 줄었다. 불황이라고 얘기하려면 직전분기 대비 성장률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해서 경기가 안 좋은 경우가 돼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상황을 보면 수출입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물량 면에서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 올해 1분기 수입물량은 5.3% 늘었고 2분기에 3.4% 늘었다.
내수가 부진하기 때문에 흑자규모 이어졌다는 것을 크게 부인할 수는 없지만 세계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제조업의 높은 비가격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수입은 물량은 늘었지만 가격면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 낮아진 탓이다."
- 본원소득수지가 사상최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시적 요인인가 추세적 현상인가.
"배당 관련은 들어오는 시점이 불규칙적인 면이 있지만 해외직접투자가 꾸준히 나간 만큼 배당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주로 자동차 업계에서 많은 배당이 들어왔다.“
- 계절조정기준으로 보면 수입이 2개월 연속 늘었다. 내수가 회복하는 것으로 볼 수 있나.
"내수가 안 좋기 때문에 정부에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앞으로 내수가 정부의 정책에 긍정적 영향을 받는다면 수입은 늘어날 것이다. 7월에 수출입 모두 플러스를 보일 전망이며 수입의 증가율이 조금 더 높아질 것이다.